서울시, 건축물 온실가스 감축·관리하는 총량제 실행모델 개발나서
공공건물 의무화 후 민간건물로 확대…참여 인센티브도 적극 발굴

[이투뉴스] 업무용 건축물이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총량을 정해 이를 지키도록 유도하는 총량제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온실가스 적정 배출량을 정해 관리하는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실행모델 개발에 대기업·은행·병원·학교 등 100개소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는 서울 소재 59만동에 달하는 건물을 용도에 따라 12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2017∼2019년)을 분석해 표준배출량을 설정·관리하는 제도다. 시는 ‘2050 온실가스 감축 추진계획’에 따라 2020년부터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시행방안을 준비해 왔다.

서울시가 조성을 추진하는 ‘저탄소 건물 100만호’ 조성도 건물부문 탄소저감을 위한 사업이다. 서울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의 68.7%를 차지하는 건물부문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고선 2050 탄소중립이 요원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는 올해 연면적 1천㎡ 이상의 공공건물(서울시 소유) 447개소 전체와 에너지다소비건물 등 민간건물 300개소를 목표로 온실가스 총량제를 추진한다. 또 총량제 정착에 따라 점차 민간건물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온실가스 총량제는 참여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현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건물의 에너지성능을 진단하고, 최적의 감축방안을 제시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더불어 건물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사업비를 최대 20억원까지 무이자 융자도 지원한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시가 소유한 건물(1000㎡ 이상) 51개소에 온실가스 총량제를 시범적으로 적용해왔다. 올해는 이를 민간건물로 확산하기 위한 실행모델을 개발하는 중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민간 중대형 건물의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총량제 실행모델 개발에는 4개 기업 25개소, 2개 병원 15개소, 3개 대학교 58개소 등 100곳의 건물이 함께한다. LG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비롯해 ▶한화커넥트(서울역사 및 청량리역사) ▶신한은행 ▶해양환경공단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강대학교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가 실행모델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는 참여 건물의 에너지사용량 등을 분석해 유형별 표준배출량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적용가능한 감축기술의 표준모델을 제시하는 등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의 세부 실행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참여 건물에는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해 온실가스 감축을 도울 계획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최근 조성된 R&D 집약단지 건물로 LG가 자체 개발한 국내 최고의 친환경·고효율 신재생에너지 및 냉난방 설비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이 곳에선 효율적인 운영·관리가 이뤄지는 건물의 에너지 절감량 및 온실가스 감축량을 감안해 감축목표 적정성 등을 분석한다.

서강대학교, 신한은행, 한화커넥트, 해양환경공단은 모든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분석하고, 에너지효율 개선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서울대학교와 연세대학교는 자체 연구로 진행했던 건물의 기저부하 에너지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 등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활용해 표준배출기준 보정을 위한 연구에 동참한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입원환자, 외래환자 등 유동인구, 각종 의료장비 등 에너지사용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에 협조한다. 특히 수열에너지와 지역난방 도입 공사를 진행하는 삼성서울병원에선 건물에너지효율화 사업을 통한 감축기술 표준화를 구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실행모델 개발에 참여한 건물 외에도 호텔·백화점 등 중대형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아울러 향후 전문가 포럼, 시민공청회 등을 통해 내년 3월까지 실행지침을 마련해 2025년까지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유연식 기후환경본부장은 “건물부문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개별건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이 필수”라며 “다양한 유형의 실행모델 개발을 위해 호텔, 백화점 등 많은 민간건물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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