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밸류체인별 점유율 63∼97%, 풍력 10대기업 중 6개 차지
전경련 '中 재생에너지 현황보고서'…국내 독자경쟁력 확보 시급

[이투뉴스] 중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글로벌 태양광·풍력 밸류체인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밸류체인이 중국에 잠식되지 않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23일 '재생에너지산업 밸류체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태양광, 풍력, 수소, 원자력 등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 시장에서 중국의 약진과 독점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양광 밸류체인별 글로벌 시장 현황.
▲태양광 밸류체인별 글로벌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태양광과 풍력 글로벌 공급망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밸류체인 상 중국기업의 글로벌 독식현상이 두드러졌다. 밸류체인별 글로벌 시장점유율로 살펴보면 폴리실리콘 63%, 잉곳 95%, 웨이퍼 97%, 셀 79%, 모듈 71%가 중국산 제품이 차지했다.

태양광 필수 부자재인 잉곳(95%)과 웨이퍼(97%) 역시 중국기업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전경련은 중국정부의 태양광기업 지원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에 성공한 이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밸류체인 대부분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풍력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1년 풍력발전용 터빈 제조사 현황을 보면 글로벌 상위 10개 기업중 6개(골드윈드, Envision, Windey, 밍양, 상하이일렉트릭, 동방전기)가 중국기업이었다. 2020년까지 중국의 누적 풍력발전용량은 285.8GW로 세계 설비용량의 38.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누적 풍력발전용량은 1.64GW로 0.2%에 불과했다. 전경련은 중국의 이같은 성장은 풍력발전 비용감소를 위해 턴키방식 개발을 활성화하고, 선도기업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2021년 글로벌 톱 10 풍력터빈 제조사.
▲2021년 글로벌 톱 10 풍력터빈 제조사.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대대적인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중국의 재생에너지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시장 장악이 우려된다”며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발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세액공제비율을 3%에서 10%로 향상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지원정책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력 분야에서도 중국이 약진했다. 중국의 세계 원자력 발전설비용량 비중은 2015년 4위(6.6%)에서 2020년 2위(13.5%)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원전의 글로벌 점유율은 6.4%에서 6.0%로 줄었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정부 차원의 장기적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수소산업을 미래 국내 먹거리 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수소 분야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소 밸류체인은 크게 생산, 운송·저장, 활용 분야로 구분한다. 생산 분야에서는 일본과 독일, 운송·저장 분야에서는 프랑스와 미국, 활용 분야에서는 미국, 일본, 한국이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액션플랜을 만들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수소 관련 규제 점검 및 수소기술 발전지원 등을 통해 국내기업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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