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마지막 원전' 2025년 폐로 앞두고 기로
캘리포니아 '마지막 원전' 2025년 폐로 앞두고 기로
  • 조민영 기자
  • 승인 2022.06.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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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위기 고조되자 수명연장 주장 봇물

[이투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마지막으로 가동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2025년 폐로를 앞두고 다시 기로에 섰다. 에너지문제를 고려해 수명연장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캘리포니아 해안에 위치한 디아블로 캐논 원전은 1985년부터 가동됐다. 이 발전소는 해저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과 유독성 폐기물, 지진 취약성 등의 문제로 오랫동안 논란거리였다. 

<가디언> 최근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가 발표한 녹색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이 원전의 2025년 폐쇄 방침은 굳혀졌으나 최근 이 계획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가 전력난 등 심각한 에너지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전은 주(州) 전체 전력의 약 9%를 공급하며 단일 전력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300만명 이상의 주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상당한 양을 생산해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폐쇄 될 경우 심각한 전력난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정부는 더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대안을 찾고 있으나, 폐쇄 시기까지 대안에너지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화석연료가 전력 부족분을 메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의 에너지전환에서 원전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가빈 뉴섬을 포함한 에너지부 관계자들과 일부 과학자들은 디아블로 캐논 원전의 수명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원전 유지가 후퇴하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전 유지를 찬성하고 있는 에너지환경 싱크탱크 브레이크쓰루연구소의 알렉스 트렘베스 부국장은 “캘리포니아에서 디아블로 원전에 대한 결정이 원전의 정치적 미래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1976년 원전 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신규 원전 건설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주 안에서 운영되던 여러 원전들이 문을 하나씩 닫았으며, 디아블로 캐논 원전이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았다. 디아블로 캐논 원전은 체르노빌과 쓰리마일섬, 후쿠시마 등 원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반원전 시위가 벌어지는 곳이 됐다.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았고, 원자력 폐기물 저장에 대한 의문도 끊임 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디아블로 캐논 원전 폐쇄 결정은 시위가 아닌 재정의 문제가 컸다. 2010년 캘리포니아 규제기관은 디아블로 캐논 원전에서 사용된 냉각시스템이 해상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하고 단속했다. 매일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냉각수로 사용되면서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 원전은 약 45억달러 상당의 설비개선 명령을 받았다. 급기야 원전 소유자이자 운영사인 PG&E는 2016년 환경 단체 및 노조와 원자로 2기의 수명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위기가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포착됐다. 2045년까지 발전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한다고 약속한 캘리포니아주는 목표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주정부 에너지위원회는 캘리포니아가 재생에너지 100% 목표에 달성하려면 현재 재생에너지 용량보다 3배를 확대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기후위기 또한 전력망에 압박을 주고 있다. 최악의 가뭄 사태로 수자원 부족을 겪으면서 수력 발전량이 크게 줄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은 에너지 소비 확대에 따른 정전 위험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잦은 산불도 송·배전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사들은 기후 재난이 정전으로 이어지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디아블로 캐논 원전 폐쇄 이후 에너지부족과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고 있다. 이 원전이 폐쇄되면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발전소가 재가동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향후 2년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 확대해야 하지만, 가뭄으로 수력발전량이 줄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었던 스티븐 추와 어니스트 모니즈는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제는 어느 때보다도 크며,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은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전 장관들은 디아블로 캐논 원전에 부여할 새로운 기회에 대해 스탠포드와 MIT의 2021년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노후원전에 담수화 시스템과 수소생산을 연계해 경제적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연구였다.

뉴썸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입장에서 변화가 있었다. 그는 2016년 디아블로 폐쇄를 주장하는 논의를 주도했으나, 올해 에너지 부족 문제가 심화되자 원전 수명 유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원전이 종국에 폐쇄되어야 하지만 현재의 일정이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디아블로 캐논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려면 대규모 설비개선이 필요한데 운영사의 투자여부는 아직 불문명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현존 원전 유지를 위한 자금으로 60억 달러를 마련해 연방 정부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도 나온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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