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항상 쓰는 휴대폰 통신요금이 1만원 단위로 순식간에 오를 때는 이해하는 분위기더니 전기료를 kWh당 3원을 올릴 것이라고 하니 반발이 엄청나네요. 4인가구 기준으로 한 달에 아메리카노 한번만 안 먹어도 되고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싸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왜 요금을 올려야 하는지 이해 못하는 분들까지 보입니다.”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앞두고 만난 출입처 관계자가 한 이야기다. 정부가 이달부터 요금을 kWh당 5원을 올렸으니 업계 예상을 넘어섰지만, 한전이 상정해 제출한 33.6원과 비교하면 14.8% 수준이다. 4인가구 기준 예상 요금 증가액은 월 1535원으로 여전히 프랜차이즈 커피 한잔 값에도 못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 대비 59% 수준으로 37개국 중 36위이고 산업용 전기요금은 87% 수준으로 22위다.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해 전기요금이 너무 저렴하다보니 재생에너지 성장에도 장애다. 

재생에너지업계도 국내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싸다며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가 보급되기 위해선 요금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저렴해 재생에너지 균등화발전비용(LCOE)과 큰 차이가 나다보니 적정 수준의 기본 원가를 제대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권고하다보니 국내 기업들도 RE100 이행수단에 관심이 높다”며 “하지만 합리적이지 못한 전력가격 때문에 PPA에 선뜻 참여하기 어렵고 재생에너지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아 직접적으로 부담된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회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경우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적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설명자료를 통해 “한전의 영업손실이 연료비 상승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전원믹스 변화와 요금인상 억제 등에 따라 비용상승 요인이 누적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뜬금없는 이런 진단보다 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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