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올여름에 평년보다 더 더운 날씨가 예보되면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산업부가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서 이번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전년도 91.1GW 보다 높은 91.7~95.7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기간 전력공급은 100.9GW로 전년도 100.7GW와 유사한 수준에 그친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지난 2012년 8월 이후 역대 제일 낮은 예비율을 기록하게 된다. 예비력은 2013년 8월 이후 9년 만에 역대 최저다.

이미 지난 6월 월평균 최대전력이 지난해 동월보다 4.3% 증가한 7만1805MW로 2005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9.5%로 연중 최저치를 나타내며 마지노선인 10% 선을 밑돈다.

이처럼 이번 여름철 최악의 전력 수급상황이 우려되는 것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운 날씨에 전력 사용이 크게 늘어났지만 전력공급은 그렇지 못해서다. 냉방기 공급이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데다 기상이변 등이 이어지면서 여름철 전력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반면 전력공급은 단기적으로 쉽게 늘리기 힘들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올해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근원적으로 10년 전에 비해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최근 열린 가스냉방 세미나에서 오고 간 얘기다. 폭염이 극심한 해마다 정부는 가정과 사업장 등의 에너지 절약을 촉구하는 게 일상이며, 이전부터 그 대안으로 가스냉방 보급 활성화가 거론되지만 그 때 뿐이라는 한탄이다. 

가스냉방의 전력대체효과는 학계와 전문가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 있다. 가스냉방 설치용량 10만RT당 가스냉방전력대체효과는 76㎿, 가스난방 전력대체효과는 122㎿로 나타났다. 76㎿는 2021년 냉방 피크부하 담당 전력 8775㎿의 0.9%, 122㎿는 2021년 난방 피크부하 담당 전력 9378㎿의 1.3%에 불과하다. 보다 적극적인 보급 활성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가스냉방은 발전설비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국가편익 증진에 기여함은 물론 기후위기 대응 등 긍정적 효과가 분명하다. 특히 2050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 NDC 목표를 제시한 상황에서 더 없는 실효적 수단의 하나다. 

정책적 측면에서 가스냉방 설치·설계장려금 등 지원금 예산 상향, 전력피크대체기여금 현실화, 의무화 적용대상 확대와 함께 민간 측면에서 기기 고효율화, 인식 제고를 위한 지속적 홍보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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