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병인 교수, 기후위기 시대의 바이오연료 심포지엄서 주장
재생에너지 3020 달성, 바이오에탄올·하이브리드 검토 필요

▲주제발표 중인 상병인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주제발표 중인 상병인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이투뉴스] 수송부문 탄소중립 정책에 있어 전기차에만 의존하는 태도를 고치고, 에너지전환을 위해 다양한 에너지원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양대 화학공학과의 상병인 교수는 12일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후위기·탄소중립시대 바이오연료의 역할 국제심포지엄’에서 ‘수송분야의 탄소중립 실행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상 교수는 우리나라 2050 탄소중립 달성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수송부문 온실가스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유에서 비롯한 온실가스가 53%, 휘발유 37%, 수송용LPG는 10% 정도로 경유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가장 많다고 분석했다.

상 교수는 “자동차 연료문제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온실가스 배출량”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을 이유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연비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우리나라는 해결방안으로 전기차만을 말하고 있다”며 “덕분에 우리나라 전기차 보급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나라 연도별 전기차 등록대수는 2013년 1464대에서 2015년은 5712대, 2017년은 2만5108대, 2019년은 8만9918대, 지난해는 22만대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전기차 보급에만 매달리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대한 염려도 함께 드러냈다. 재생에너지3020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전체에너지의 20% 비중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7.5%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 상 교수가 문제를 제기한 것은 전기차에 쓰이는 전기를 생산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다. 같은 전기라도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상 교수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가는 연착륙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바이오에탄올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뿐만 아니라 연비를 늘리기 위해 하이브리드와 연관짓는 것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나프타 및 차세대 바이오디젤 등 친환경 석유대체연료를 개발하고, 신재생에너지 연료혼합의무비율(RFS)을 2030년까지 기존 5.0%에서 8.0% 이상으로 상향할 것을 권고했다.

상병인 교수는 “내연기관차가 사라질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연료와 어떤 형태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근 유럽에서도 영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 이탈리아의 수퍼카 브랜드 내연기관 판매금지 예외 조치, 독일 재무장관의 내연기관 신차 판매금지 정책 반대 발언 등 태도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전기차만을 바라보는 태도를 조금 고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주한미국대사관, 미국곡물협회가 주관한 기후위기·탄소중립시대 바이오연료의 역할 국제심포지엄은 환경부, 한국바이오연료포럼,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가 후원했다. 1세션에서는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를 좌장으로 미국·프랑스·필리핀·인도 등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바이오에탄올 정책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2세션에서는 상병인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세계 및 한국자동차 산업의 환경변화와 내연기관의 미래(이기형 한양대 교수) ▶한국의 바이오연료 개발과 향후 전망(김재곤 석유관리원 연구개발팀장) ▶수송분야의 탄소중립 실행방안 제안(상병인 한양대 교수) ▶바이오에탄올 LCA(이의성 미국 아르곤연구소 연구원) ▶에탄올 혼합정책 도입을 위한 인프라와 기술경험(로웬 토레스 USGC 에탄올기술자문역)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또 권용주 국민대 교수, 김경민 국회입법조사처 박사, 김정환 환경부 기후전략과장,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가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날 유영숙 바이오연료포럼 회장(전 환경부 장관)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신재생에너지라고 하면 발전용으로 사용하는 태양광이나 풍력만을 떠올린다”며 “바이오연료가 갖고 있는 친환경성과 잠재력이 대단히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연료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지구환경 개선과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라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길 바란다”며 “이 자리가 그러한 인식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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