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기업 영업비 한전 적자로" 지적

▲전력다소비 상위 50대 대기업 전기 판매단가 ⓒ신정훈 의원실, 한전 자료
▲전력다소비 상위 50대 대기업 전기 판매단가 ⓒ신정훈 의원실, 한전

[이투뉴스] 올해 한전의 영업적자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50대 대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만 원가이하 전기요금으로 1조8000억원 이상의 혜택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의 1분기 영업적자는 7조8000억원이었다.

15일 신정훈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나주화순)이 한전으로 제출받은 '전력구입 단가 현황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전은 발전사로부터 kWh당 평균 156원에 전력을 사들였다. 

지난해 구입단가(102원)와 비교해선 52%, 2020년(85.9원)와 견줘선 81% 급등했다.

하지만 한전의 판매 전기료는 이런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아 고스란히 적자로 쌓였다. 특히 같은기간 대기업들은 경부하시간(주로 야간시간)에도 높은 전기사용량을 유지하며 대다수기업이 구입단가(156원)에도 못미치는 100원대 미만 가격으로 전기를 끌어썼다.

전력다소비 상위 50대 대기업이 이런 방식으로 1분기에 누린 혜택은 전력원가에서 송·배전 비용 등을 제외하고 전력구입비만을 기준으로 해도 1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신정훈 의원실의 추계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삼성전자는 한전 전력구입비의 62.3%에 불과한 kWh당 97.2원으로 전기를 사용했다. 1분기에만 최소 2786억원 이상의 혜택을 누렸다는 얘기다.

유가 폭등으로 높은 정제마진을 누린 정유 4사도 마찬가지다. 에스오일은 96.72원, GS칼텍스는 102.97원 SK에너지는 96.68원, 현대오일뱅크는 96.73원에 각각 산업용 전력을 사용해 1분기 1758억원의 혜택을 누렸다. 

신정훈 의원은 "한전 적자의 본질은 연료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직적 전기요금 구조에 있다”면서 “물가 관리 등을 위해 전기료를 직접 통제하는 방식은 결국 공기업인 한전이 전기를 많이 쓰는 대기업의 영업비용을 대신 떠안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고유가로 혜택을 보는 정유사까지 값싼 전기로 정제시설을 돌리며 마진을 극대화하는 실정”이라며 “전기료 산정은 시장 원리에 따라 하되 어려움을 겪을 취약계층과 일반 가정들에는 국가가 재정을 통해 충분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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