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공시…열부문이 2072억원 손실로 적자 주범
전기도 매출 6609억 늘었으나 오히려 132억원 영업손실

[이투뉴스] 한국지역난방공사(황창화)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공사는 2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져 올 상반기 22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당 천억씩 상반기에만 2천억이 넘는 적자는 공사설립 이후 처음이다.

적자의 대부분은 열부문에서 비롯됐다. LNG 국제가격 등 원재료비가 치솟는 것에 비해 열요금 인상의 속도와 폭 모두 턱없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한난 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난방부문 집단에너지사업 전체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올해 상반기 1조9263억원의 매출로 1조2221억원을 기록했던 2021년 반기대비 57.6% 증가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엄청 늘었지만 속 빈 강정에 그쳤다. 2204억원의 영업손실과 2256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익부문이 모두 적자전환했다.

한난의 실적 악화는 올해 1분기부터 예고됐다. 동절기 열판매량 증가로 이익을 많이 내야 하는 시기임에도 1096억원의 영업손실과 1192억원의 적자를 입은 것이다. 2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손실이 누적되면서 전체 손실규모가 2천억원을 넘어섰다. 반기는 물론 연간 전체로도 2천억원이 넘는 적자는 공사설립 이후 사상 처음이다.

부문별로는 열(냉수포함)이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올 상반기 판매량(940만Gcal)과 매출액(6805억원) 모두 공급세대수 증가 및 외기온도 하락으로 전년대비 7.4% 가량 늘었으나 무려 2072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영업적자의 94%가 열부문에서 발생했다.

열부문 실적 저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LNG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원재료비 인상은 실적에 즉각 반영되는 반면 열요금 인상은 민수용 도시가스요금에 묶여 조정이 늦춰지면서 손해가 고스란히 적자로 돌아왔다. 7월 지난해 정산분 및 인상요인 일부가 반영돼 열요금이 올랐지만 인상 속도와 폭에서 원료비 상승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기부문의 경우 올 상반기 열병합발전소 가동률 개선 및 판매단가(89.6원→184.3원/kWh) 상승으로 매출액은 전년대비 6609억원(117.9%)이나 대폭 늘었다. 하지만 이 역시 원료비 상승 속도가 가팔라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향상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한난 관계자는 “상반기 유례없는 영업적자는 글로벌 에너지가격 상승에 비해 국내 요금 인상의 폭과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등 구조적인 요인으로 발생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열부문은 요금조정폭이 인상요인에 미치지 못해 고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전기의 경우 개선여지는 있지만 외부변수가 커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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