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나 갖다가 너는 밤낮 장난하나” 가수 싸이의 노래 새에 나오는 가사다. 최근 태양광 RPS입찰 결과를 봤다면 공감할 법한 노랫말이다. 태양광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공단이 일관성 없는 정책만 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업계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RPS시장도 만들지 못한단 의미다.

5일 발표한 상반기 RPS 입찰결과는 19일 발표 예정이었지만 2주 빠르게 나왔다. 태양광사업자들은 결과가 빨리 나올 수 있음에도 발표시기를 최대한 늦추려고 한 게 아니냐는 불만을 드러냈다. 사업자들이 낙찰결과에 주목한 이유는 하반기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한국형FIT) 때문이다. 한국형FIT 규정 개정에 따라 직전 RPS입찰 낙찰평균가격이 나와야 FIT계약단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7월 매입공고 당시 상반기입찰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업자들은 한 달 넘게 깜깜이로 FIT에 참여했다.

사업자들은 단가를 알아야 한국형FIT 참여 여부를 고민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공단에 입찰발표 시기를 당길 수 있냐고 몇 차례 물어봤다. 공단은 집계시간이 걸려 예정보다 빠르게 RPS입찰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입찰이 미달되고 2주 일찍 결과가 나오자 일부 사업자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반면 처음으로 입찰 미달사태가 발생하자 사업자들이 현물시장 변동에 따라 너무 쉽게 휘둘린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이번 입찰은 입찰상한가와 높은 현물시장가격으로 사업자들이 입찰시장을 외면한 것이 미달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19일 기준 현물시장가격은 kWh당 264.15원이다. 평균낙찰가격(155.27원)보다 108.88원 높다. 입찰 공고용량을 늘려달라고 외치던 2년 전과 비교하면 현물시장가격이 몇 배 이상 높아졌다. 과도한 시장가격에 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페널티를 감수하고 계약을 파기하겠단 소리까지 나온다.

일부 사업자가 입찰시장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겨치려고 하자 태양광업계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한 태양광사업자는 “2년 전엔 물량을 늘려달라고 항의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입찰참여 대신 관망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사업자들을 안정적인 입찰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정부 정책과 달리 높은 원자재가격과 현물시장가격 때문에 예상과 반대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두에 나온 노래의 다음 가사는 "나 한순간에 새됐어"다. 돌아오는거 하나 없이 순식간에 낙동강 오리알이 된다는 은어다. 정부 정책이 일관성 없이 나오고, 사업자들이 계속 시장가격에 쉽게 휘둘린다면 RPS시장은 금새 망가질 것이다. 정부와 사업자 모두 근시안적으로 휘둘리는 모습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갖춰야 한다.

진경남 기자 jin0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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