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전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공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국내의 경우 LNG재고가 바닥 나 연내 1000만톤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에너지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양한 대응방안을 강구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폭염 등에 따른 국내 천연가스 수요 증가로 한국가스공사의 LNG 재고가 예년보다 다소 낮은 것은 사실이나 하절기 비축의무량을 상회하고 있고, 기 확보된 물량 및 도입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하절기 수급에는 전혀 차질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러-우 사태에 따른 국제 천연가스 시장의 높은 불확실성과 이상기후를 감안해 올 겨울 대비 필요한 천연가스 물량을 예년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으로 전망하고, 이에 따른 필요물량을 동절기 시작 전까지 미리 확보하기 위해 현물구매와 함께 단기계약, 해외지분투자 물량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심각하다. 미국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23일 1Mbtu당 1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1년 전보다 150% 이상 오른 가격으로,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이 10달러를 초과한 것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이 반복적으로 축소 또는 중단되면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제LNG가격 지표인 동북아 천연가스 현물가격지표(JKM)는 지난 18~19일 57.6달러로, 지난 5월의 21.95달러 보다 2.5배나 올랐다. 유럽 각국이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배급제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다양한 플랜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산업부지만 내심 고심이 큰 듯하다. 지난 2017년 중단됐다가 2018년과 2021년 시행했던 LPG혼입을 확대키로 한 것을 보면 수급안정의 위급성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셈이다. 특히 예전과 달리 천연가스 공급규정을 개정해 혼입 확대로 인한 수용자 시설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상까지 하면서 LPG 혼입을 명시한 것은 그만큼 심각한 상황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천연가스 수급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상황을 인정하기 어려운 산업부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 하는 바 아니나 일단 넘기고, 뒤에서 수습해보자는 식의 대응은 자칫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범국민적 에너지절약 유도를 비롯한 실효적 중·단기 공급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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