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에도 불구 국제LPG가격 5개월 연속 인하 주효
10월엔 도시가스요금 인상 예고돼 가격경쟁력 우위 기대

▲새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더해 환율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CP가 5개월 연속 인하되는 등 하향세를 반영하면서 국내 LPG가격이 중폭으로 내렸다.
▲새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더해 환율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CP가 5개월 연속 인하되는 등 하향세를 반영하면서 국내 LPG가격이 중폭으로 내렸다.

[이투뉴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로 9월 국내 LPG가격이 ㎏당 70원이라는 중폭의 인하가 이뤄져 LPG를 사용하는 산업체와 LPG차량 운전자나 요식업주 등 소비자들이 그나마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 7월부터 석달 연속으로 가격이 인하되면서 국내 LPG가격은 하향안정세를 이어가며 다소 숨통이 트는 분위기다. 

특히 오는 10월에 경쟁연료인 도시가스요금이 이미 인상될 것이 예고되어 있다는 점에서 타 연료와의 가격경쟁력 지수가 더 벌어지며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리비아 정정불안, OPEC플러스 감산 가능성 등으로 급등했다가 다시 감산 가능성이 사라지고 여기에 러시아의 증산 등으로 다시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데다 여전히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높은 수준인 반면 국제 LPG시황은 계절적 수요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중단기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보다 올라 환율변동에 따른 상쇄효과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폭 수준의 가격인하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국내 LPG가격 결정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SK가스, E1 등 LPG수입사의 가격마케팅에 대한 고심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어렵지 않다. 

SK가스는 9월 1일부터 주요 거래처에 적용하는 LPG공급가격을 프로판과 부탄 모두 ㎏당 70원 내렸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1465.36원에서 1395.36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당 1471.96원에서 1401.96원, 수송용 부탄은 kg당 1711.68원에서 1641.68원으로 조정됐다.

또 다른 LPG수입사인 E1도 9월부터 수요처에 공급하는 LPG가격을 프로판과 부탄을 ㎏당 70원 인하했다. 이에 따라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은 가정상업용은 ㎏당 1465.8원에서 1395.68원, 산업용 프로판은 1472.4원에서 1402.4원, 수송용 부탄은 ㎏당 1712.68원에서 1642.68원, 리터로는 1000.21원에서 959.33원으로 조정돼 공급된다.

이번 가격인하는 그동안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누적된 미반영분이 소폭 남아있기는 하지만 9월 국내 가격조정에 반영될 CP가 톤당 평균 60달러 내린데 이어 10월에 적용될 CP도 평균 25달러 내린 것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社에서 통보한 CP를 기반으로 환율과 해상운임 등 제반비용을 반영해 결정된다. 중동지역으로부터 우리나라까지 운송시간을 고려해 전월 CP 기준으로 당월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국내가격 조정의 가장 큰 요인인 CP는 4월부터 다섯달 동안 하향세를 이어갔다. 4월 말 프로판 850달러, 부탄 860달러로 평균 95달러 내렸으며, 5월 말 프로판과 부탄 모두 750달러로 전달보다 평균 105달러 내렸다. 이어 6월말 프로판과 부탄 모두 725달러로 평균 25달러 내리고 7월말 프로판 670달러, 부탄 660달러로 평균 60달러 내렸다. 이어 이달말 프로판 650달러, 부탄 630달러로 각각 20달러, 30달러 내리며 평균 25달러 인하됐다. 

그러나 또 하나의 주요인인 환율은 1300원대를 훌쩍 넘기며 이를 상쇄하는 효과로 작용했다. 달러 당 기준 환율은 올해 1월 1191원대, 2월 1198원대, 3월 1221원대, 4월 1210원에서 5월 1269원대, 6월 1270원대, 7월 1303원대에 이어 이달에는 1312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새 정부의 정책과 궤를 달리하기 어려운 정무적인 판단과 함께 가뜩이나 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금리 인상 등으로 허덕이는 주 수요층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대의적인 측면의 고심이 더해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10월 이후의 국내 LPG가격 추세는 불투명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때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인 불안요소가 여전하다. 국제LPG가격도 변동성이 큰 국제유가 흐름과 함께 난방이 필요한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그 추세를 예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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