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硏, 동절기 자연냉열 모아 하절기 하우스 냉방으로 공급
자연냉열 고효율 확보 위한 ‘열교환 장치 개발 및 실증’ 성공

[이투뉴스] 차가운 겨울철 냉기를 땅속에 저장했다가 한여름에 꺼내 비닐하우스 등의 냉방에 이용하는 새로운 냉방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했다. 특히 열교환 장치 작동에는 외부동력이 필요 없어 운전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등 매우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네트워크연구실 윤영직 박사팀은 겨울철 차가운 냉기를 이용해 여름철 농촌의 하우스 냉방에 이용할 수 있는 ‘기포자가진동현상을 적용한 열교환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기포자가진동(self-excited bubble oscillation)은 양쪽에 온도차가 존재할 때 기포를 포함한 슬러그류가 외부동력 없이 빠르게 진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자연냉열 생산 열교환기 개념도.
▲자연냉열 생산 열교환기 개념도.

한여름 폭염에 달궈진 하우스 온도는 50∼70℃에 육박해 농작물의 생육에 치명적이다. 농부들은 폭염을 막기 위해 전기냉방기에 의존하고 있으나 높은 에너지비용이 큰 부담이 된다. 따라서 전력소모가 많은 전기냉방보다 자연에너지 또는 자연냉각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냉방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에기연 연구진은 기포자가진동 현상을 이용한 고성능 열교환 장치 개발에 성공해 새로운 냉방기술 패러다임을 열었다. 이번에 개발한 열교환장치는 차가운 외기와 축냉조에 연결된 구불구불한 형태의 모세관 튜브, 튜브 내부의 냉매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땅속 냉기 저장매체로 축냉조가 있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외부 공기와 상대적으로 덜 차가운 땅속 물 사이에 온도차가 발생한다. 이렇게 열교환 장치 양쪽 끝에서 발생하는 온도차로 내부 냉매가 진동하는 흐름이 발생하며 많은 양의 열을 빠르게 전달한다. 즉 땅속 물의 열이 더 차가운 외부로 방열되면서 물 온도는 점점 낮아져 매우 차갑게 되고, 이를 여름까지 보관한 후 이용하는 것이다.

이때 열교환 장치 작동에는 외부동력이 필요 없어 운전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또 물질의 상변화를 통한 잠열을 이용하면 많은 양의 열을 전달하기 때문에 기존 열교환 기술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은 50% 이상, 크기는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냉열 생산 효율은 극대화되고 장치 제작에 소요되는 단가 절감도 가능해 매우 경제적이다.

연구진은 냉열을 생산하는 열교환 장치를 올 3월부터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부지에 설치해 냉열 생산과 냉열 저장에 대한 실증실험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약 1kW의 냉열 생산 성능으로 4.5℃의 냉수를 생산해 1톤 용량의 지중 축냉조에 저장했다. 특히 3월 이후 실증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운 조건에서는 더 낮은 온도의 냉수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열교환 장치의 용량과 성능을 높인 후 올해 10월 완공되는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 내 100평 규모의 유리 온실을 대상으로 냉방 공급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식물공장형 인도어 팜, 도심 건물 등 다양한 수요처의 냉방 및 공조 기술로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윤영직 박사는 “세계적인 급격한 기후위기에 따른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고효율, 저비용의 신재생에너지 기반 시설원예 냉방기술 확보가 중요하며, 겨울철 자연냉기를 이용한 냉방기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자연냉열 생산 열교환장치를 이용해 온실 냉방공급 테스트를 하고 있다.
▲연구진이 자연냉열 생산 열교환장치를 이용해 온실 냉방공급 테스트를 하고 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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