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재무구조개선계획 기재부에 제출
자산재평가, 출자사 매각 등 부채감축안 마련

[이투뉴스] 한전,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에너지공기업 12곳이 향후 5년 간 해외사업 지분을 팔고 사옥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부채감축에 나선다. 정부가 강력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주문한데 따른 비자발적 구조조정에 착수한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제11차 공공기관운영휘원회를 열어 2022~2026년 '재무위험기관 재정건전화계획'과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6월 정부는 공공기관 재무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14개 기관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했다.

한전‧토지주택공사‧발전5사(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한국수력원자력‧지역난방공사는 사업수익성 악화(징후)기관으로, 가스공사‧석유공사‧광해광업공단‧석탄공사‧철도공사는 재무구조전반 취약기관으로 각각 지정했다.

전체 14개 공공기관 중 무려 12곳이 에너지공기업일 정도로 에너지 분야의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에도 불구 제대로 요금조정이 이뤄지지 못한  공기업과 과거 자원개발 추진과정에서 유탄을 맞은 일부 자원공기업이 대부분이다.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된 이들 14개 기관은 자산매각 4조3000억원, 사업조정 13조원, 경영효율화 5조4000억원, 수익확대 1조2000억원, 자본확충 10조1000억원 등 5년간 34조원의 부채감축 및 자본확충을 추진한다.

해당기관 고유기능과 무관한 비핵심 자산이나 전략적 가치가 낮은 해외사업 지분 등을 매각하고, 사업·투자 우선순위를 고려해 사업 조정 및 철회에도 나선다. 사업비 절감, 수익확대, 자본확충 등 재무상황 개선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병행하기로 했다. 

우선 한전이 유휴 변전소 부지와 지사 사옥을 파는 한편 자산재평가에도 나선다. 또 해외 석탄발전사업 출자지분을 매각하는 등 5년간 14조3000억원 규모의 재정 건전화 노력을 추진한다.

자원공기업 중 광해광업공단은 비핵심 광산을, 석탄공사는 해외자산 지분을 매각해 전체 3조7000억원의 부채를 줄일 예정이다. 이 외에 발전5사가 4조8000억원, 지역난방공사‧한수원‧철도공사는 2조2000억원 규모로 재무상황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냈다.

이들 공기업들은 올해부터 매년 부채비율을 9~34%p씩 낮춰 2026년께 265.0%으로 내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14개 재무위험기관 부채비율 평균 예상치는 345.8%다. 5년 동안 부채비율을 100% 가깝게 낮추겠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14개 재무위험기관 중 부채비율이 200% 미만인 곳은 6개였는데, 2026년 말에는 8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광해광업공단은 2026년에 자본잠식상태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hooni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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