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태양광 ‘반사이익’
미국, 기후법으로 태양광설치량 40% 성장 전망

[이투뉴스] 스페인에서 지붕형 태양광발전이 올해 10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에 따라 발전가격이 기록적인 수준까지 높아지며 전례없는 에너지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 발전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적인 이점을 이용할 수 있는 태양광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수입국들은 세계적인 화석연료 시장에서의 혼란과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등으로 야기된 가격 변동성에 취약하다. 특히 스페인은 에너지 수입국으로 화석연료 가격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2020년 스페인 전체 에너지 수요의 68%가 수입산으로 충당됐다. 

독일과 이탈리아에 비해 스페인은 러시아산 가스에 덜 얽매여있지만 지난 5월 기준 러시아산 LNG는 스페인 가스 수입량의 12%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독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페인의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환경전환부의 테레사 리베라 장관은 올해 태양광 설치량이 10배 상승했으며, 2018년 대비 410% 증가했다고 지역방송사 TV3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스페인 산업단체인 UNEF에 따르면 2021년 사유지에서 태양광 자가 소비량은 102% 성장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공공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제안을 빠르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베라 장관은 “지붕과 풍부한 일조량을 충분히 이용하는게 중요하다. 전력망 수요를 상당량 감당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내에서도 일조량이 가장 많은 나라인 스페인은 연간 300일 가량이 맑은 날이다. 시간으로 환산할 때 연간 3000시간을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독일은 2020년 1896시간만 해가 떴다. 스페인 대부분 지역이 개발되지 않아 전력소 규모 태양광발전소로 적합한 지역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2020년 스페인의 전체 태양광 용량은 13.2GW로 집계됐다. 현행 정책과 투자 계획에 의하면 2030년까지 용량이 72GW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더불어 자가소비량은 2020년 19%에서 2021년 32%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지연 등으로 폭발적인 태양광 확대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스페인 정부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법으로 스페인 경제와 기후위기 문제를 중심으로 놓았다. 첫 단계로 2018년 ‘선샤인 택스’라 불리는 세금을 폐지했다. 자가발전 소비자들이 잉여 에너지를 전력망에 무료로 공급하면서 배급과 관리비를 지불해야 하는 세금법이었다. 

이어 스페인 정부는 2020년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적인 체계를 점검하고 ‘페이 퍼 비드’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존 시설에 재융자를 할 수 있게 했으며,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 

◆ 미국 기후법, 태양광 설치량 40% 상승 전망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법(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미국 태양광 설치량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구촌 공급망 지연과 무역 분쟁으로 대부분 용량이 2024년까지 현실화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태양에너지산업협회와 우드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청정에너지 개발자들은 향후 5년간 태양광 패널 설치량이 215GW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워싱턴 무역단체가 인플레이션 감축법 없이 전망한 수치보다 40% 이상 커졌다. 

그럼에도 태양광산업은 패널 수송과 생산 지연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 내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를 문제 삼으며 수입 품목에 제한을 두면서다. 

한편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올해 100MW 가량 태양광 설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SEIA 최고경영자인 아비가일 로스 하퍼는 “인플레이션 저감법은 미국의 에너지 경제를 전환시킬 것이다. 이번 전망치는 청정에너지와 제조 투자의 새로운 물결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