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를 국빈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6일 트라이안 바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원전과 과학기술 및 IT(정보기술) 분야 등에서 실질협력 관계를 강화해나기로 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오후(이하 한국시간) 부쿠레슈티 시내 대통령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이 1990년 외교관계 수립 후 교역.투자 확대와 정상간 교차방문 등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왔음을 평가하고 이같이 합의했다.

 

노대통령과 바세스쿠 대통령은 특히 원전분야 협력이 양국 모두에 큰 이익이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양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루마니아 원전협력 약정을 체결했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과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간에 체결된 이 협력 약정은 루마니아 정부가 추진중인 체르나보다 원전 3, 4호기 건설 프로젝트의 한국 기업 참여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바세스쿠 대통령도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이미 원자력 분야의 협력관계를 잘 형성하고 있다”며 “체르나보다 원전 프로젝트가 한국 기업에 낙찰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체르나보다 원전 3, 4호기 건설사업은 총 22억 유로(한화 2조7000억원)가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한국 최초의 원전산업 해외진출로 기록된다.

 

노대통령은 특히 회담에서 루마니아 주재 한국 교민들의 애로사항인 체류비자 와 운전면허증 인정 문제와 관련해 루마니아측의 신속한 조치를 요청했고, 이에 대해 바세스쿠 대통령은 “EU(유럽연합)가 제공하는 최선의 조건을 한국에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는 대로 신속히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 정상은 특히 ‘한-루마니아간 우호, 협력과 동반자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 향후 양국 우호관계 강화 및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제반 분야 협력을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모든 레벨에서의 정치대화 강화 ▲외교부간 대화틀 의 활성화 ▲양국간 무역균형을 위한 새로운 방안 모색 ▲유엔 등 국제무대 협력 강화 ▲문화.학술분야 인적 교류 증대 등을 추진키로 했다.

 

양 정상은 또 한반도의 안정이 동북아는 물론 세계평화에 긴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노 대통령은 루마니아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시했다.

또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고 유엔개혁, 핵 비확산 문제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강화방안과 관련, 바세스쿠 대통령은 한국의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노 대통령은 루마니아의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간에 ▲투자보장협정 의정서 ▲과학기술개발 및 혁신협력 의정서를, 정부기관간에 ▲수출보험 양해각서 ▲IT 협력 양해각서 ▲교역.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노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내년 1월 루마니아의 EU(유럽연합) 가입이 루마니아 발전의 전기가 되는 것은 물론 EU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관계 발전의 실질적인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정상회담후 양국 경제인 오찬간담회에 참석, 양국 경제협력 교류를당부했고, 포페스쿠 페리체아누 총리와 상.하원 의장을 연쇄 면담하며 양국 우호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환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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