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그린수소 기술 확보, 수출 산업화 기반 확충
4년간 사업비 620억원, 수전해 시스템 4종으로 실증

▲박일준 차관을 비롯한 내외빈들이 그린수소 생산 실증단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일준 차관을 비롯한 내외빈들이 그린수소 생산 실증단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투뉴스] 제주에서 국내 최초로 10MW급 이상 대규모 그린수소 실증사업이 착수됐다. 아울러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그린수소 선도 광역자치도로 제주도를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발표됐다.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수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29일 제주 CFI(Carbon Free Island) 미래관에서 국내 최초 10MW급 이상 대규모 그린수소 실증사업 착수 및 제주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 발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박일준 산업부 제2차관,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박경일 SK 에코플랜트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2017년부터 260kW급(제주)를 시작으로 1MW급(울산), 2MW급(나주), 3MW급(제주) 등으로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그린수소 개념도
▲그린수소 개념도

특히 이번에 착수한 12.5MW급 실증사업은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은 제주지역 전력계통 특성을 활용해 현존하는 수전해 시스템 4종 모두로 수소생산 실증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12.5MW급 그린수소 실증과제는 올해 4월부터 오는 2026년 3월까지 총사업비 620억원이 투자된다. 현재 수전해 시스템은 알칼라인(AEC), 고분자전해질(PEM), 고체산화물(SOEC), 음이온교환막(AEM) 등 4종이다. 

가동률 60% 기준으로 연간 1176톤 규모의 수소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된 수소는 생산단지와 연계된 온사이트 충전소를 통해 수소기반으로 전환 예정인 제주시 청소차 200여대와 시내·외 버스 300여대에 공급될 예정이다. 

해외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약 320개 200MW 규모의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최근 EU와 미국 등 주요국들은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미국이 2023년까지 172MW를 비롯해 영국(10GW), 프랑스(6GW), 독일(5GW), 포르투갈(5GW), 네덜란드(4GW), 스페인(3GW) 등 EU는 2030년까지 40GW 수전해 설비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청정수소 수요 확대로 전 세계 수전해 설비규모는 2030년까지 850GW, 2050년까지 3600GW로 확대되는 등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글로벌 수전해 누적 투자규모는 2030년까지  2200억 달러, 2050년까지 72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그린수소 생사 실증단지 조감도
▲그린수소 생산 실증단지 조감도

이번 12.5MW급 실증사업은 한국형 그린수소 생산기술 및 수전해 설계기술 확보, 기자재 국산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수전해 관련 산업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참여기관은 지자체·공기업은 제주도, 남부발전, 한수원, 한국가스기술공사, 제주에너지공사이며, 민간기업에서는 SK Plughyverse(SK E&S 합작법인), SK 에코플랜트, 지필로스, 선보유니텍, YEST, 현대자동차, 코하이젠이 참여한다. 연구기관으로는 제주대, 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공단, 미래기준연구소가 참여한다. 

◆‘제주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 발표
이날 제주도의 ‘제주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도 발표됐다. 제주도가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그린수소 선도 광역자치도로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 계획은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토대로 제주도 특성과 현실을 반영해 제주형 그린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허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는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실증, 생산단지를 구축하고, 보급 측면에서는 활용처를 고려한 충전소 구축, 주유소·LPG충전소를 수소충전소로 전환하게 된다. 또 활용 측면에서 청소차와 시내·외 버스 등 공공영역의 안정적 활용과 함께 화력발전소 전환, 수·출입 확대를 꾀하고, 산업화 측면에서 전문기업 유치, 전문인력 양성, 제도적 기반 마련 등을 추진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030년 정부 재생에너지 목표인 21.5%를 제주가 가장 먼저 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를 구축하겠다”면서 “모빌리티, 발전소, 기저원전의 수소 전환 뿐 아니라 수소항만 구축, 수소 수출입을 통해 국가 수소경제에 앞장서겠다”며 “핵심 기술개발부터 상용화에 이르는 가치사슬에서 트랙레코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일준 산업부 제2차관은 축사를 통해 “이번에 착수한 국내 최초 대규모 그린수소 실증사업은 수전해 관련 산업이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제주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중앙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진행된 수소기업 간담회에서 산업부 박일준 제2차관은 수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그린수소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일준 차관은 “정부는 청정수소발전제도(CHPS) 2023년 도입, 청정수소인증제 2024년 시행 등 수소 산업에 대한 민간의 투자를 유도하고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제도 정비 및 규제 완화에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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