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산업화 이후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히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으나 세기말까지 폭염과 이상 기후는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전 지구적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연도별 지구 평균 온도, 지역별 온도 등을 고려한 확률예측 모델을 이용, 열지수에 노출되는 정도를 2100년까지 예측한 결과 열지수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지수는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것으로 미국 기상청은 열지수가 섭씨 39.4℃를 넘으면 위험, 51.1℃를 초과하면 매우 위험으로 분류해 열파에 대비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열대지역과 아열대지역에서 열지수가 위험인 날은 2050년 25~50%에 이르고 2100년에는 연중 거의 모든 날이 위험 지수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1979~1998년 열대와 아열대 지역이 위험이었던 날은 1년에 평균적으로 15% 이하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훨씬 악화된 것이라는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적도 인근 국가들은 2100년에 이르면 일년의 절반 이상은 야외에서 활동하기가 어려워지며 중위도 지역에서도 그동안 흔하지 않았던 폭염을 매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문은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목표대로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섭씨 2℃ 아래로 유지하더라도 미국과 서유럽, 중국, 일본 등 국가에서 열지수 상 위험을 넘는 일이 더욱 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각국은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상승폭을 1.5℃ 수준으로 억제하기로 하고 실천방안을 논의, 집행하고 있는 중이지만 연구진은 2100년까지 평균 기온 상승폭이 1.5℃ 이하일 확률은 0.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의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올 5월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20.99ppm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최소 400만년 이래 최고치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인류가 본격적으로 석탄과 석유를 사용한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할 때 50% 높은 수준.

NOAA는 지난해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363억톤으로 역대 최고 수준. 코로나 사태로 경제활동이 감소한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이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작년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잇따른 연구발표와 측정을 바탕으로 볼 때 국제사회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의도한 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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