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A씨 2018년 1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사외이사 역임
미디어과 교수로 직무연관성 무관, 화상회의 참석만 9차례

[이투뉴스] 문재인 정부의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백운규 전 장관이 퇴임할 무렵 그의 처제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실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외국에 체류하며 화상회의를 통해 이사회에 참석했는 데도 1년 연임까지 이뤄진 것은 백 장관의 입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날을 세웠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금희 의원(국민의힘, 대구 북)은 20일 열린 한국지역난방공사 국정감사에서 백운규 전 장관의 처제 A씨가 2018년 12월부터 2년 임기의 한난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며 경위를 따졌다. 특히 사외이사 모집공고가 백 전 장관의 재임 시기였던 2018년 8월 30일 나왔는데 면접이 돌연 사라지고 서류심사로 전형이 간소화됐다며 A씨의 이사선임 절차에 백 전 장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인 A씨는 언론학 박사 출신으로 경력상 난방공사 업무와 직접적인 직무 연관성이 없다. A씨는 임기 동안 27차례 이사회에서 두 차례 불참한 것은 물론 미국 방문교수로 출국·체류한다는 이유로 9차례나 화상으로 회의 참석을 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난 사외이사는 1년에 10회 안팎의 이사회 참석 외 별다른 직무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제대로 된 의견 개진없이 화상회의로 대체하면서 회당 3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은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사회 회의록 검토결과 안건논의 중 의장의 물음에 대부분 '의견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또 공사 사외이사는 직무수행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는데 선임된 3명의 이사 가운데 A씨만 임기가 1년 연장됐다고 덧붙였다.

공사는 A씨의 임기 연장에 대해 “대학교수로서 다양한 사회활동 경험으로 공공부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관 내부 시각으로 일관된 의사 결정에 다양성을 보완했다”는 내용의 직무수행 실적보고서를 기재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작 A씨의 자문내용에 대한 국회 증빙자료 요청에 대해선 “구두 자문 형태로 진행돼 증빙자료 제출이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한난 사외이사이던 A씨는 1년 임기 연장에 따라 2021년 12월까지가 임기였으나 백운규 전 장관의 월성원전 서류조작 재판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3월 중도 사임했다.

양금희 의원은 “백운규 전 장관의 처제가 아니었어도 전례가 없는 절차로 사외이사로 임명되고 해외에 체류하면서까지 이사회에 참석하는 특혜를 누릴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며 “특별한 성과도 확인되고 있지 않은데도 연임한 배경에 대해서도 소명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채덕종 기자 yes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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