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세계 최대의 시가총액을 자랑하고 있는 미국의 IT 대표기업 애플이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를 비롯한 협력업체에 생산 공정상 쓰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애플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75%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협력업체가 애플에 납품하는 제품은 물론이고 자체 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장한다고 글로벌 공급망에 최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앞서 2018년부터 100% 재생에너지로 글로벌 기업 공정에 전력을 공급하고 전 세계로 이를 확산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과 협력하며 매년 진척도를 추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지출한 직접 제조비용의 70% 이상의 협력업체 200여개 기업이 애플 관련 생산 공정에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 삼성SDI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애플에 관련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애플이 최근 공개한 2021 회계연도 공급망 목록에 포함된 국내업체는 이들 업체 외에도 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납품하고 있다.

애플은 이미 4년전부터 44개국에 있는 애플의 사무실과 매장, 데이터센터에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협력업체들도 10GW 이상의 재생전력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이와 함께 신규 프로젝트로 복원 기금을 조성함으로써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동시에 재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최초의 탄소 감축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계획이다. 애플은 또한 국제보호협회 및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산림복원에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초원 및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생산공정상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은 비단 애플뿐만이 아니다.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자는 캠페인인 RE100 운동에 구글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도 최근 RE100 가입을 천명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대폭 늘려가기로 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생산전력의 수요는 날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정책에 관해 비중을 축소하는 등 다소 뒷걸음치는 추세를 보여 국내는 물론 해외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입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로서는 국제적인 이런 움직임에 따라가지 못하면 스스로 고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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