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원전사업 놓친 한수원·산업부 와신상담
폴란드 원전사업 놓친 한수원·산업부 와신상담
  • 이상복 기자
  • 승인 2022.11.01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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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폴란드 국유재산부와 MOU 체결
한수원은 현지 민간발전사와 퐁트누프 LOI
에너지전환포럼 "총선용 공수표에 이용당해"
▲(왼쪽부터) 황주호 한수원 사장, 표트르 보즈니 폴란드 민간발전사 제팍 사장, 이창양 산업부 장관,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겸 국유재산부 장관, 지그문트 솔로쉬 Z제팍 회장,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PGE 사장이 MOU 및 LOI 체결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주호 한수원 사장, 표트르 보즈니 폴란드 민간발전사 제팍 사장, 이창양 산업부 장관,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겸 국유재산부 장관, 지그문트 솔로쉬 Z제팍 회장,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PGE 사장이 MOU 및 LOI 체결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투뉴스] 폴란드 정부의 공식 원전개발사업(PPEJ)에서 고배를 마신 한국수력원자력과 산업통상자원부가 현지 민간발전사와 추진하는 신규 원전건설사업을 통해 설욕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겸 국유재산부 장관은 3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양국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퐁트누프 원전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같은 자리에서 황주호 한수원 사장과 지그문트 솔라즈 제팍(ZE PAK) 사장, 보이치에흐 동브로프스키 폴란드전력공사(PGE) 사장 등은 연말까지 퐁트누프 신규 원전 개발계획을 구체화하는 내용의 3사간 협력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맺었다.

퐁트누프는 폴란드 정부가 지난해 채택한 '폴란드 에너지정책 2040'에서 검토되고 있는 신규원전 잠정 부지 중 한 곳이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서쪽으로 240km 가량 떨어져 있고 현재는 제팍이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다.

이곳에 한수원의 APR1400 원자로를 사용하는 원전 2~4기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퐁트누프 프로젝트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최근 수주한 400억 달러 규모 PPEJ사업과 별도로 현지 민간발전사인 제팍과 PGE가 주도하는 사업이다.

'윤석열정부 임기내 원전 10기 수출' 목표를 내건 산업부는 앞서 폴란드 정부사업서 쓴맛을 본 뒤 이 사업에 한층 목을 매고 있다.

이창양 장관은 이날 협약식에서 "이 프로젝트는 한국 윤석열정부의 강력한 원전수출 의지와 정책이 뒷받침된 성과로 평가된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수주 이후 13년 만에 수출의 물꼬를 텄고, APR1400의 우수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3사간 최종 프로젝트 추진여부와 사업성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MOU와 LOI를 근거로 이런 발언을 했다.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겸 국유재산부 장관이 “제팍과 PGE가 한수원과 협상을 시작했고 폴란드와 한국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는 폴란드가 한국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비교된다.

시민사회는 산업부와 한수원의 이런 행보를 우려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공허한 폴란드 원전의향서(LOI) 서명의 배경과 한국형 원전의 암울한 전망'이란 제목의 이날 논평에서 "폴란드에서 남발되는 원전 LOI는 총선용 공수표"라고 지적했다.

<Nuclear Engineering International> 보도에 의하면 최근 1년간 폴란드기업과 해외공급사간 체결된 원전건설 LOI는 작년 8월 제팍-SGE 및 GE-히타치간 SMR 프로젝트부터 5건에 달한다. 

브와디슬라프 미엘차스키 폴란드 우치 기술대 교수가 28일 독일 공영방송 <DW>와의 인터뷰에서 “폴란드 전문가들 대부분은 현재 거론되는 원전계획들을 사실상 정부의 사전선거 캠페인 정도로 여긴다”고 말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석광훈 포럼 전문위원은 "정부와 한수원은 이번 LOI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들 LOI를 주도해 온 야체크 사신 부총리겸 국가자산부 장관의 공허한 치적쌓기에 한국 정부와 한수원이 이용당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퐁트누프 프로젝트 추진을 성과로 거론할수록 국내 원자력산업계가 다른 프로젝트서 실속을 챙기지 못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포럼은 논평에서 "21일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을 지적재산권 침해 및 미국 수출통제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직접적 계기가 바로 한수원이 제팍과 퐁트누프 LOI 서명을 한다는 폴란드 언론보도 때문"이라며 "LOI가 홍보되면 홍보될수록 웨스팅하우스 폴란드 원전사업에서 한국은 완전히 배제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석 전문위원은 "게다가 이번 LOI가 실제 원전건설로 추진되더라도 퐁트누프는 폴란드 내륙 호수에 면해 있어 대형원전이 들어설 경우 냉각수 확보문제를 유발한다"면서 "정부는 이제라도 무리한 원전수출 정책을 폐기하고 사양길로 접어든 원전시장을 넘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서 국내 기업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종합적이고 균형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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