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200GW 추가, 향후 200GW 추가까지 계획
재생에너지설비 늘리고 있지만 석탄발전도 포기 안해

[이투뉴스]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전 세계적 조치들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의 세계 최대 제조국이자 소비국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력발전을 선도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탄에 대한 의지를 꺾이고 있지 않아 기후변화를 막는게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또한 높다. 

현재 중국의 석탄화력발전량은 세계 나머지 지역들의 석탄발전량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다. 석탄 채굴과 석탄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내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6% 가량 늘었다.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였다. 중국의 석탄 중독은 수 년 혹은 수 십년간 계속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세계 기후협상가들이 6일 이집트에서 27번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를 위해 모인다.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약속하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를 지켜야 하는 균형을 찾는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풍부한 매장량 덕분에 오랫동안 석탄에 의존해왔다. 수입산 에너지 공급에 과도한 의존을 피하고, 예상하기 어려운 날씨에도 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다는 이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석탄 사용으로 인해 중국은 인류의 활동에서 비롯된 온실가스 3분의 1을 배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오바마와 클린턴 행정부에서 상임 에너지행정관을 역임했던 데이비드 샌들로우는 “중국이 석탄 소비량을 줄이지 않으면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세계는 중국이 신규 석탄발전소를 24시간 내내 운영할지, 재생에너지의 예비 발전원으로 일시적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럼에도 중국은 한 곳당 최대 10억 달러를 투입해 더 많은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어 서방 국가들이 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존 케리 기후특사는 “200GW 이상의 석탄발전소를 지난 5년간 추가했으며, 현재 200GW를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며 “이 계획이 모두 현실화되면 세계 모든 나라들이 1.5℃ 상승을 막으려는 노력을 실패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월 공산당 당대회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을 빠르게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에너지 안보를 강조하며 석탄에 대한 지속적인 의존을 시사했다. 그는 “석탄은 더 청정하고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이용될 것”이라며 석탄 소비량 저감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베이징과 산시성은 중국의 석탄 소비를 극명하게 대비하는 곳으로, 기후 관련 과학자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베이징은 허베이성과 맞닿는 곳에서 재생에너지 및 청정에너지 보급을 늘려 나가고 있다.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과 풍력발전소가 자리를 잡았으며, 대형 가스발전소도 들어서고 있다. 이 같은 조치로 베이징의 석탄 소비량은 2020년까지 10년간 95% 줄었다. 이 지역의 마지막 석탄 탄광은 3년 전 폐쇄됐다. 그러나 날씨 변동으로 인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석탄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 남동부에 있는 대형 열병합발전소는 아파트 10층 높이의 4개 석탄화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산시성에선 석탄 의존도가 더 깊어지고 있다. 중국의 석탄산업 중심부로 알려진 산시성에서 석탄 회사들은 지난해 신규 탄광 탐사와 확장에 가속도를 냈다. 산시성은 시멘트 공장과 제철소 등에 전력을 공급하고, 전력 생산을 위해 상당한 양의 석탄을 태우고 있다. 그 결과 이 지역의 석탄 소비량은 2020년까지 10년간 80% 증가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한편 석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 이하인 천연가스가 중국의 에너지 전환을 돕는 교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중국이 천연가스 이용을 촉진할지에 대한 여부는 경제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은 최근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중국은 시베리아 동쪽에 연결된 가스관을 통해 가스 수입량을 두 배 늘렸다. 그러나 러시아산 가스는 중국 에너지 소비량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중국 가스 소비량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향후 중국이 러시아산 가스를 얼마나 더 사들일지 서방국가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두 번째 가스관(시베리아2)을 건설할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시베리아 서부에 있는 가스전은 유럽으로 가스를 공급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한 유럽으로 가스 수출량을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시베리아2 가스관 건설에 의욕적인 입장이다. 중국 가스 수요량의 10분의 1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러시아와 에너지 관계를 깊이 맺을지를 두고 숙고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공급처 다양화와 장기적인 저비용 계약을 위해서다. 

결국 중국은 당분간 자국내 풍부한 석탄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피크를 충족하기 위해 대형 석탄발전소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가스터빈은 몇 분만에 가동을 시작할 수 있어 전력피크를 맞추는 가장 좋은 선택지로 여겨지고 있지만 석탄발전은 시동에 많은 시간이 걸려 피크 때에만 켜고 끄는게 어렵기 때문이다. 

S&P글로벌의 주 시주 중국 에너지 전문가는 중국이 전력피크를 맞추는데 적합하도록 석탄발전소들을 개조하는데 크게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탄발전소를 용량의 30~50% 수준에서 천천히 가동 유지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할 때 빠르게 최대 용량으로 올리는 방법도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전력 회사들이 석탄발전소를 부분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기후론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샌들로우 전 에너지행정관은 “발전소가 건설되면 더 사용하라는 압력이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베이징은 전력 부족기간 전력회사들이 석탄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하는 것을 허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중국 남서부에서 가뭄으로 수력발전량이 감소하고 정전이 발생해 전기요금이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태양광발전시설 확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매년 세계 나머지 지역들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석탄 의존도가 더 깊어지고 있어 2030년 탄소 배출량 정점 이후 줄여 나가 2060년에 제로로 만들 것이라는 시진핑 주석의 약속이 현실화될지에 대한 의문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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