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사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값 폭등으로 전세계가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에너지위기는 장기적으로 에너지전환의 좋은 기회가 된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가 나왔다.

IEA는 최근 발표한 연례 세계 에너지전망 보고서에서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공급량 감소로 빚어진 경제적 타격을 인정하면서도 신규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가 불필요한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위기는 곧 기회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고서는 지구촌 에너지 위기가 깊고 장기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더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세계의 에너지시장과 정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현재 진행중인 단기적인 변화가 아닌 앞으로 다가올 수십년간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세계 각국 정부는 더 깨끗하고 더 지불가능하고 더 안전한 에너지시스템으로 향하는 역사적이고 확정적인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유럽연합의 ‘리파워 EU’ 계획은 물론 친환경 에너지 보급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세계 청정에너지 투자는 2030년까지 연간 2조달러에 이를 것이며 재생에너지 투자확대로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화석연료 비중은 현재 80%에서 2050년 6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의 화석연료 수출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대응책으로 인해 각국이 에너지 정책 방향을 전환하면서 러시아의 해외 에너지 공급량 역시 작년 20%에서 2030년경에는 13%로 떨어질 것으로 IEA는 추정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수요는 점차 정점을 찍은 후 정체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 화석연료는 2025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연가스 수요량은 2030년 최고치에 도달하고 석유 수요는 앞으로 5년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IE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천연가스 수요의 빠른 성장시대를 빠르게 종식시켰으며 2030년까지 가스수요 상승률이 5% 이하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지 않아도 에너지전환은 글로벌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같은 에너지전환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나라도 이같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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