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과학자들 "2030년까지 43% 줄여야 재앙 막아"

[이투뉴스] 화석연료 연소로 배출되는 세계 이산화탄소량이 올해 1%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재앙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이달 18일까지 개최되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발표된 'Global Carbon Budget'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정부들과 기업체들이 선언한 배출저감 약속과 현재 조치들 사이에선 큰 차이가 있다. 

1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보고서는 올해 410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배출이 370억톤으로 절대적인 가운데 산림 벌채나 토지이용에서도 40억톤이나 된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삼림 파괴로 인한 배출량은 지난 20년에 걸쳐 천천히 배출량이 감소하고고 있다. 벌채되는 나무보다 새로 심는 나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배출량 증가는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해제로 국가간 여행과 통행이 자유로워지면서 항공부문 교통량이 늘어난데 기인하고 있다. 

석탄연소에 따른 배출량도 증가했다.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하면서 세계 가 가격이 폭등했고 여러 국가들이 석탄소비를 확대했다. 

세계 최대 배출국인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코로나19 봉쇄 조치 지속으로 0.9% 줄었다다. 석탄 배출량만 0.1% 증가했고 석유 부문에서 2.8%, 천연가스 1.1%, 시멘트 생산에서 7%가 각각 감소했다.

건설시장이 둔화되면서 시멘트 생산량이 줄어 배출량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의 배출량도 소폭 줄었다. 러시아산 가스공급이 중단되면서 석탄 연소로 인한 배출량이 7% 상승했으나, 가스소비 감소에 따른 배출량이 10% 하락해 전체 배출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과 인도의 배출량은 증가세다. 미국에서는 배출량이 1.5%, 인도에서는 6% 각각 상승했다. 인도에서는 석탄 관련 배출량이 5%, 석유 관련 배출량이 10% 대폭 상승했다. 교통 부문의 화석연료 소비가 회복되면서다.

인도는 유럽 전체보다 더 많은 양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배출량은 1.7%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석탄부문 배출은 1.6%, 석유는 3.1%, 시멘트는 3% 각각 상승하고 천연가스 배출이 0.1%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세계 화석연료 배출량은 2019년보다 약 0.9%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배출량은 팬데믹 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중국은 2019년보다 5.8% 많고, 인도는 9.3%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화석연료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과 원유, 천연가스 연료가 주범이다. 석탄이 올해 세계 화석연료 부문 배출량의 약 40%를 하지하고 있다. 석유는 32%, 가스와 시멘트 생산이 각각 21%와 4%를 점유하고 있다.

UN 기후과학 패널들은 지구기온의 1.5℃ 상승을 막고 심각한 재앙을 피하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3%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줄었으나 현재 배출량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다. 

각국 패널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산 가스 사태에 대한 각국의 장기적 대응책이 불확실해 향후 배출량을 예상하는게 매우 어렵다고 우려했다. 각국 정부가 석탄 연소를 계속할 것인지, 청정에너지에 크게 투자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보고서의 주저인 피에르 프라이드링스타인 영국 엑서터대 기후과학자는 “중국의 배출량이 장기적으로 하락할지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다”며 “유럽 국가들의 석탄 선택이 일시적이길 희망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COP27에 모인 지도자들이 1.5℃ 상승을 막을 기회를 가지려면 의미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의 글렌 피터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CP) 멤버는 “각국의 여러 노력이 있었음에도 세계 화석연료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5년 파리협약의 해보다 5% 이상 높다”며 “기후 변화를 막는데 필요한 탄소 저감의 분명한 사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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