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가 휘발유보다 230원 더 비싸…공급단계선 300원 差
글로벌 경유 부족 영향, 국내 유류세 인하 등도 복합요인

▲올 6월부터 경유값이 휘발유를 역전했다.
▲올 6월부터 경유값이 휘발유를 역전했다.

[이투뉴스] 경유값이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은 '가격역전' 현상이 6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 가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유공급 부족이라는 대외적인 요인과 유류세 인하조치로 경유가 혜택을 덜 받게 된 대내적 요인이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이번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대비 0.9원 내린 리터당 1658.7원, 경유는 4.3원 오른 1888.8원을 기록했다. 휘발유는 10주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는 반면 경유는 6주 연속 오르고 있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는 230.1원으로 올 5월 11일 경유가 휘발유값을 앞지른 이후 제일 차이가 크다. 실제 7월 54.9원, 8월 97.1원, 9월 120.2원, 지난달 171.6원 등 매달 야금야금 가격이 벌어지고 있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내보내는 공급가를 보면 둘의 차이는 더 크다. 이달 둘째주 주간공급가격은 휘발유는 1535.5원, 경유는 1821.8원으로 가격차는 286.3원에 달한다. 특히 이달 첫째주에는 3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같은 가격역전 현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으로 경유수급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유럽은 사용하는 경유의 60%가량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EU 경제제재 이후 수급이 막히면서 경유가격이 뛰었다.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인해 대체재인 경유로 수요가 몰리는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선 유류세 인하조치가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폭을 벌리는데 영향을 끼쳤다. 휘발유와 경유에 모두 일률적으로 인하율을 적용하게 되면서 본래 세금이 더 많이 붙어있던 휘발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를 지속적으로 단행해 왔다. 지난해 11월 20%, 올 5월 30%, 올 7월에는 법정세율 최대인 37%까지 유류세 인하를 확대했다. 이러한 인하 조치에 의해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기존 리터당 820원에서 516원으로, 경유는 581원에서 369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휘발유는 304원, 경유는 이보다 적은 212원이 인하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휘발유와 경유 간 가격역전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2주 동안 국제경유 가격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휘발유도 마찬가지로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국내 경유가격도 조금 떨어질 수는 있겠으나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다시 역전될만한 요인은 아직까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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