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당초 폐막일을 이틀 넘기는 등 진통을 거듭한 끝에 ‘손실과 피해기금’을 설립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샤름엘셰이크 이행계획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총회는 극한 가뭄 등 지구온난화로 심각한 피해를 보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만큼 적응 및 손실과 피해 등의 의제가 선진국과 개도국간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으며 특히 선진국들은 기후변화를 초래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꺼려 그동안 보상이나 책임을 거론하는 것을 극력 반대해왔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재원 마련 논의가 처음으로 기후총회 정식의제로 채택돼 치열한 협상끝에 기금 설립에 합의를 이루어내는 개가를 올렸다.

선진국들은 그동안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새로운 기구 창설보다는 녹색기후기금(GCF) 등 이미 존재하는 재정기구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던 것.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기금 조성 규모는 물론 사용방안 등 세부 기준을 전혀 마련하지 못한채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 것에 불과하다며 30여년 가까이 지속돼온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글로벌적 노력이 새로운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과학자들은 늦어도 2025년까지는 전세계 탄소배출이 정점에 도달해야만 생존 가능한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고 수없이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파멸을 면하기 위해서는 산업혁명 이전 기준으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섭씨 2도, 보다 이상적으로는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하나 이미 온도는 1.1도 이상 상승한 상황이다.

결국 따져보면 3년여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확실한 방안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3000만톤 이상 배출됐다면서 전 세계적인 우려를 더했다. 관련해서 영국 BBC 방송은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대해 검증은 필요하나 전쟁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증가한 것만큼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가 COP27의 성과에는 틀림없지만 향후 실천계획은 물론이고 실천이 더욱 중요함을 국제사회는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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