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업, 이사람] '전기화학 강소기업' 퓨리켐 & 김한주 대표

▲김한주 퓨리켐 대표가 품질검사를 받고 있는 자사 생산 슈퍼커패시터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한주 퓨리켐 대표가 출하 전 품질검사를 받고 있는 자사 슈퍼커패시터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투뉴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건전지는 1회 방전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버려진다. 이런 전지를 1차전지라고 한다. 반면 스마트폰 배터리처럼 수백~수천회까지 충‧방전이 가능한 전지도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나 리튬폴리머배터리 등으로 대표되는 2차전지다. 

슈퍼커패시터(Super capacitor)는 100만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2차전지다. 기존 전지와의 차이는 충전량과 출력, 수명 등이다. 슈퍼커패시터의 경우 충전량은 적지만 1분 이내 완충과 순간 고출력 방전이 가능하다. ‘출력형 배터리’, ‘에너지형 2차전지’라고 부르는 이유다. 

리튬이온배터리가 마라톤선수라면, 슈퍼커패시터는 100m 선수에 해당한다. 

퓨리켐(대표 김한주)은 ‘세계 최고 전기화학 기술 전문기업’을 모토로 에너지부문에서 슈퍼커패시터, 환경부문에서 축전식 탈염시스템(CDI, Capacitive De-Ionization)과 폐리튬배터리 유가금속 추출시스템(RCC, Rectangular CDI Crystallization)을 각각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슈퍼커패시터와 CDI를 동시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자동차부품연구원과 2차전지기업 출신인 김한주 대표가 2007년 고향인 충북 청주에 터를 잡고 창업했다. 30건 이상의 기술특허와 환경신기술인증(NET), UL, 녹색신기술 인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100억원 이상의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세계 최고 전기화학 기술기업' 도약 목표
슈퍼커패시터는 리튬이온의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한 기존 2차전지와 달리 활성탄에 전자를 흡·탈착하는 물리방식으로 충‧방전을 한다. 10년 이상 사용해도 큰 성능저하가 없다. 군사용으로 처음 개발했으나 지금은 UPS(무정전시스템),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각도조절 전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HEV), 공장자동화시스템, 무인운반로봇, 블랙박스 등 강한 출력이 필요하거나 극한 환경에서 주로 쓰인다.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 Electric Double Layer Capacitor)나 울트라커패시터(Ultra capacitor)로도 불린다. 

퓨리켐은 청주공장에 월 200만셀 규모 자동화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스위스 제크사(SECHSA)가 전 세계 8개 슈퍼커패시터 제조사 제품을 대상으로 수행한 성능평가에서 가장 성능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5V 2.5F 표준모델 테스트에서도 국내 점유율 1위 업체 제품 대비 교류직렬저항(AC-ESR)은 22%, 직류저항(DC-ESR)은 26%나 낮았다. 슈퍼커패시터의 출력은 저항값이 적을수록 우수하다.

김한주 대표는 “똑같은 생산설비와 소재로 만들어도 최고의 성능과 장기신뢰성이 확보되도록 바인더와 활성탄, 도전체의 최적 조합을 만드는 게 우리의 숨겨진 노하우”라면서 “내년부터 슈퍼커패시터와 리튬이온배터리의 장점만을 결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전지(EnerCap)를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인딩 공정을 거치고 있는 슈퍼커패시터
▲바인딩 공정을 거친 슈퍼커패시터

수처리 기술로 환경부하 낮추고 비용절감 
퓨리켐의 환경사업 영역인 축전식 탈염(CDI)시스템 역시 기술의 뿌리는 ‘전기화학’ 한 줄기다.

우선 수처리에 사용되는 CDI는 활성탄전극(Carbon Electrode)에 낮은 전압을 가해 흘러가는 물속의 이온과 염을 전극표면에 흡착시켰다가 전극을 바꿔 이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전기분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전압을 인가하되 흡착과 탈착이 원활해야하는 까다로운 기술이다. 슈퍼커패시터부터 실력을 쌓은 퓨리켐이 2010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2016년 환경부 NET를 획득했다. 

기존 역삼투압(RO)방식이나 이온교환수지방식처럼 화학약품을 쓸 필요가 없고, 다량의 폐수를 발생시키지 않아 환경친화적이다.

퓨리켐은 지난해 공기업 프로젝트에 이어 조만간 남부발전 안동복합발전소 발전용수 재이용 프로젝트에도 이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김한주 대표는 “소량의 에너지를 사용하는데다 저압·고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하고 환경적으로도 친화적"이라며 "CDI 정수기 개발, 도레이첨단소재, 탄소진흥원 실증사업도 동시 추진 중”이라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2023년은 우리회사가 크게 도약하는 한 해다. 친환경 전기화학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와 환경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지속 성장해 나가겠다"면서 "청주에서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겠다. 직원들 처우와 복리후생 개선에도 더 많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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