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보조금으로 일자리 年 53만개 이상 창출
평균 임금 상회 조건 제시하면 인력모집 안간힘

[이투뉴스] 미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책으로 청정에너지 산업에 전폭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를 이끌 전문 인력과 일반 노동력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인력 고용을 위해 전기 회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으며, 해외 인력 확충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12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제정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태양광, 풍력, 전기자동차에 약 3700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한다. 당장 이달부터 소비자들은 세금 공제를 이용해 가정용 난방시스템을 개선하거나 지붕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 환경단체인 네이처 컨저번시가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이같은 투자는 10년간 매년 약 53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실업률이 3.5%로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상황 속에서 청정에너지 기업들은 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화석연료로부터의 에너지전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집단해고 발표와 경제 둔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청정에너지 산업에서 노동 시장은 일손 부족을 겪으며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로스 하퍼 미 태양광산업협회 회장은 “산업 확장에 따른 큰 리스크가 있다”며 “어디서 인력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태양광 모듈, 가정용 효율 설비 분야에서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회사들은 인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선택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다. 조지아주 커머스에서 포드사 전기차 픽업 트럭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은 현재 4000명인 인력을 2025년까지 2만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미 노동통계국에 의하면 SK측은 시간당 20~34달러 사이의 임금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조지아주 평균 임금인 18.43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회사는 생명보험 비용 100%를 충당하고, 퇴직금을 전국 평균인 5.6%보다 높은 6.5%로 책정하고 있다. 

SK 한 관계자는 “조지아의 고급 인력풀이 많지 않다. 우리 직원들을 더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 회사 정책의 일부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아 주정부 관계자들은 생산량 확대를 위한 SK의 고용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주택용 태양광 설치업체인 선파워(SunPower Corp)사의 피터 패리시 최고경영자는 기술자 고용을 위해 지붕 임대나 전기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선파워는 설치가 쉬운 태양광 패널을 개발하기 위해 패널 제조사인 퍼스트솔라와 지난해 협상을 벌였다. 설치 직원들이 하루 1주택이 아닌 2주택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선파워의 경쟁사인 선런(Sunrun Inc)은 태양광 패널 설치 전 지붕 측량을 위한 드론을 투입해 인력을 줄이고 있다. 미국 동부 연안에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덴마크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 오스테드(Orsted)는 직원 교육과 훈련을 위해 영국과 아시아 쪽의 인력 파견을 기대하고 있다. 뉴욕과 메사추세츠주들도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테드의 매즈 니퍼 CEO는 “단순한 해상풍력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만드는게 아니라 미래의 일꾼을 배출하기 위한 일종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녹색 일자리가 높은 보수를 보장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청정에너지 회사들은 기존 에너지 산업과의 경쟁에서 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이러한 일자리 대다수가 화석연료 산업의 급여에서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IRA 보조금을 통해 임금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전기차회사들은 퇴역 군인과 여성, 이전에 수감되었던 사람들에게 무료로 직업 훈련 교육을 제공하며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SK도 군 취업 박람회와 미국 군단 지부에서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발전소 규모 태양광 개발업체인 SOLV에너지와 선파워, 넥스트래커(Nextracker)는 지난해 비영리단체 솔라에너지 인터네셔널과 협력해 태양광 설치 여성 전용 교육사업을 후원했다. 비영리 단체인 SHINE은 30명의 수감자와 최근 수감된 사람들을 태양광 모듈 설치기사로 훈련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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