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서부발전, LS일렉트릭+중부발전, 칼리스타 등 5개사 숏리스트
아산 배방·탕정 사업성 충분, 적자인 대전 서남부 가치판단이 관건

[이투뉴스] 매물로 나온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아산 배방지구와 대전 서남부지구 등 집단에너지사업장 두 곳을 차지하기 위해 5개 업체가 나섰다. 다만 상대적으로 나은 배방·탕정지구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대전사업장의 자산가치 평가가 매각성사 여부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LH와 삼정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아산 배방·탕정지구와 대전 서남부지구를 일괄 매각하는 입찰에 모두 5개 업체가 예비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돼 예비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LH는 비핵심사업인 집단에너지사업장 2곳을 매각하기 위해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 매각절차를 진행해왔다.

사업 타당성조사 및 재무상태 확인을 위한 예비실사는 이달 안으로 마무리, 특별한 사안이 없을 경우 2∼3월 최종 인수가격을 써내는 본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본입찰에서 LH가 책정한 예가에 충족하면 4월 중 매매계약이 체결되며, 사업자가 없을 경우 유찰된다.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해 숏리스트에 선정된 업체는 ‘JB+한국서부발전’을 비롯해 ‘LS일렉트릭+한국중부발전’ 컨소시엄, 칼리스타캐피탈의 인수전 참여가 최종 확인됐다. 다만 IBK자산운용 등 일부 PEF사는 숏리스트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아직 참여 여부를 확정(자료요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에 참여한 JB주식회사(옛 중부도시가스)는 천안·아산지역 도시가스 공급업체로 이미 청수지구와 탕정지구 구역전기사업을 벌이고 있어 집단에너지 사업경험이 풍부하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서부발전 역시 청라에너지를 운영하고 있어 집단에너지에 친숙한데다 발전설비 기술·운영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가 있어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옛 LS산전)은 송배전설비 제조 및 산업자동화 분야 전문업체로 에너지사업과 인연이 많다. 최근 태양광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BEMS 등에도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으며, LH 집단에너사업 인수전 참여 역시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부발전과 함께 나선 것은 발전부문에 대한 보완과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칼리스타캐피탈은 발전소 등 플랜트 정비 및 보수 전문업체인 한국플랜트서비스와 한국발전기술 등을 보유한 사모펀드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자회사이 발전·지역난방 분야 엔지니어링업체인 한국지역난방기술을 50%씩 분할 보유하고 있어 집단에너지와도 인연이 깊다.

이들 컨소시엄 외에 나머지 투자운용사 및 컨설팅 업체의 경우 LH 집단에너지사업에 대한 직접 운영을 통한 수익창출 보다는 매입 이후 자산가치를 끌어올려 M&A를 염두에 둔 재무적 투자자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LH의 집단에너지 사업장(왼쪽이 아산에너지사업단, 오른쪽이 대전에너지사업단) 전경.
▲LH의 집단에너지 사업장(왼쪽이 아산에너지사업단, 오른쪽이 대전에너지사업단) 전경.

숏리스트에 5개 업체가 선정되는 등 LH 집단에너지사업 매각은 일단 분위기를 띄우는 데는 성공했으나, 최종 매각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업성이 취약한 대전 서남부지구와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아산 배방·탕정지구에 대한 패키지딜이다.

특히 LH가 대전 서남부지구에 대한 매각금액으로 최소 630억원을 책정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상당하다. LH는 서남부지구 공급시설 부지에 대해 최소 감정가액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매매를 비롯한 처리가 불가능한 땅값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CHP(열병합발전소)가 없어 적자가 지속되는 사업구조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아산 배방·탕정지구의 경우 100MW급 CHP를 가동하는 점과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향후 꾸준한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LH는 탕정지구에 110MW 규모의 발전소를 추가 건설할 수 있는 부지가 있다는 점도 은근슬쩍 어필하고 있다.

앞서 LH는 탕정지구 열수요가 기존 발전소로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허가를 받아 놓은 110MW 규모의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포기했다. 하지만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열병합 신설을 다시 되살릴 수 있다는 여지를 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산 배방·탕정지구 매각과 별도로 해당 부지를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자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인수를 검토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LH 집단에너지사업을 반드시 인수해야 겠다는 업체보다는 예비실사를 통해 한 번 경제성을 들여다보겠다는 사업자가 좀 많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각 성사여부는 대전사업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판단되지만, 결코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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