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발전6사 지난해 5.3조원 재정건전화 보고
"정권마다 오락가락, 쥐어짜니 하는 시늉 의문"

▲작년 11월 30일 한수원 월성본부에서 박일준 산업부 차관 주재로 열린 겨울철 전력수급대책 점검회의에 정승일 한전 사장,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
▲작년 11월 30일 한수원 월성본부에서 박일준 산업부 차관 주재로 열린 겨울철 전력수급대책 점검회의에 정승일 한전 사장,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

[이투뉴스] 정부의 전력공기업 재무건전화 방침에 따라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한국수력원자력·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가 지난해 5조3000억원의 재정건전화를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서울 여의도 전력기반센터에서 이호현 전력정책관 주재로 '전력공공기관 재무건전화 및 혁신계획 이행 점검회의'를 열어 이들 7개 재무위험기관 실적과 향후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전력공기업들은 자산매각 방식 변경과 불요불급한 사업시기 조정 및 자체 예산통제 강화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이행했다고 보고했다. 전력그룹사별로 한전의 경우 제안공모형 매각방식 적용으로 감정가 대비 높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각하고 공정관리 및 계통운영 신뢰도 고려 사업 준공시기 이연으로 3조8000억원을 절감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은 불용토지 등 비핵심자산 발굴 및 매각과 해외사업 심의 강화 등 사업조정, 재생에너지 사업 집행시기 조정 등으로 1286억원, 남동발전은 출자지분 및 사택 매각, 국내 신재생사업 및 해외사업 조정, 지급수수료 및 광고선전비 감축으로 868억원을 각각 건전화했다. 다른 발전자회사들의 재정건전화 방식도 대동소이하다.

남부발전은 유휴부지 및 부동산 매각과 건설발전소 미착수 사업 계획 이연으로 3268억원, 동서발전은 사택매각과 사업 추진여건을 고려한 예산집행시지 조정으로 1623억원, 서부발전은 공정조정을 통한 건설비 절감과 신규사업 규모 조정 및 폐지예정설비 정비기준 개선으로 3880억원, 중부발전은 폐지설비 매각시기 조정과 대규모 건설사업 및 출자사업 추진시기 이연으로 4061억원을 각각 감축했다. 

이들 공기업은 올해도 안전 등 필수분야 외 낭비요인 최소화와 사업 조정, 매각 자산 발굴 및 매각가치 극대화로 3조2000억원의 재정건전화를 달성해 재무위기를 조기에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작년 7월 발표된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라 정원감축과 경비절감 등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한전KDN 등을 포함한 11개 한전그룹사의 작년 정원 감축인원은 1150명이다. 

이호현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글로벌 에너지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전력공공기관의 재무위기 타개를 위한 자구계획의 차질없는 이행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에너지요금 정상화를 통해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분담해주고 계신만큼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철저히 이행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전력그룹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의 '마른수건 짜기식' 재정건전화에 대해 대상 공기업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A발전사 관계자는 "지난 정권에서는 사람을 뽑지 않는다고 채근하더니 이젠 많이 뽑았다고 감축하라고 한다. 이런 재정 감축계획이 실속이 있는건지, 억지로 쥐어짜니 하는 시늉을 한건지 의문"이라며 "보여주기식 정책보다 먼 미래를 보고 더 큰 정책결정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기료 정상화를 못하니 물건값을 깎으란 건데, 한전과 발전자회사는 적자가 쌓이는데 삼성이나 전력다소비 대기업은 흑자를 낸다니 속이 쓰릴 때가 많다. 가정용은 서민을 고려해 그대로 두더라도 산업용은 빠른 시일내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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