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32조6000억원 적자 기록
에너지가격급등 전력구입비 1년새 35조원↑
SMP kWh당 196.7원인데 120.5원에 판매

[이투뉴스] 한전이 지난해 103조8753억원어치 전기를 71조2719억원에 판매, 32조6034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전기 판매가격은 비례해 높여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24일 한전이 공개한 2022년 결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력판매량 증가와 요금조정으로 2021년 대비 17.5%, 10조5983억원 증가한 71조2719억원이다. 전기판매량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547.9TWh(테라와트시), 판매단가는 11.5% 오른 kWh당 120.5원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원가에 못미치는 전기요금으로 적자는 크게 불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발전 등 6개 발전자회사로부터 도매시장에서 전력을 사들이며 34조6690억원, SK E&S 등 민자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며 41조9171억원을 각각 지급했다. 1년 사이 35조원이나 구입비가 늘었다.

송·배전설비 운영비(27조2892억원)를 포함한 전체 영업비는 103조8753억원으로, 1년 새 37조3552억원 증가했다. 작년 4월 정부는 전기요금을 5.6%(전력량요금 4.9원, 기후환경료 2.0원) 인상한데 이어 같은해 10월 3.8%를 추가로 올렸으나 연료비 상승분에 한참 모자랐다.

지난해 국제 LNG가격은 톤당 156만4800원으로 2021년(73만4800원)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유연탄 역시 톤당 139달러에서 359달러로 2.4배 이상 인상됐다. 이 영향으로 전력시장가격(SMP)은 kWh당 94.3원에서 196.7원으로 갑절이 됐다. 이 가격의 전기를 76원씩 밑지며 판 셈이다.

한전은 비핵심자산 매각과 단계적 요금인상으로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민부담을 고려하면서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료 조정 및 관련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합리적 에너지소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15일 윤석열대통령은 에너지요금의 인상폭과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했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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