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규등록 차량 4대 중 1대가 전기동력차
반면 경유차는 인기 급락… 5년 간 신규등록↓

▲최근 5년간 전국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이투뉴스] 내연기관차 시장규모 축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전기동력차(하이브리드+전기+수소)가 경유차보다 더 많이 팔렸다. 지난해 신규등록된 전기동력 차량대수는 44만8934대로 전체의 26.7%를 차지했다. 4대 중 1대가 전기동력차량이다. 경유차는 33만3522대로 19.8%에 그쳤다.

지난달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등록된 차량은 전체 168만3657대다. 동력원별로 보면 휘발유는 80만2410대(47.7%), 전기동력 44만8934대(26.7%), 경유 33만3522대(19.8%), LPG 8만6345대(5.1%), 기타 1만754대(0.6%), CNG 1692대(0.1%)를 각각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보면 전 세계 흐름이 그렇듯 내연기관 차량 유입은 줄고 전기동력차 차량은 늘었다. 전년대비 휘발유 차량은 5.4%, 경유는 19.8%, LPG는 18.0% 감소했다. 전기동력차량은 28.7% 늘었는데 특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전기동력차 판매량이 경유차량 판매량을 넘어섰다. 경유를 사용하는 레저용차량(RV)이 휘발유나 하이브리드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만큼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경유차량을 선택하는 차주는 매년 줄고 있다. 최근 5년간 자동차 신규등록을 보면 급격한 내림세다. 2018년 신규 경유차량은 79만2404대였으나 이후 65만6253대, 58만7559대, 41만5925대, 33만3522대 등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신규 전기동력차량은 2018년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44만8934만대 전기동력차량 중 61%가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FHEV(풀하이브리드)는 19만8100대, MHEV(마일드하이브리드)는 6만2737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1만3445대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FHEV는 3만3000대, MHEV는 7000여대 늘었지만 PHEV는 6000여대 줄었다.  

전기차 자체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전기차 등록대수는 전년대비 63.7% 증가한 16만4324대를 기록했다. 신규 등록차 중 10대 중 1대가 전기차다. 누적 전기차 등록대수는 38만9855대로 승용차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화물, 승합, 특수 차량 순이었다.  

수소차량도 전년대비 21.2% 늘은 1만328대를 기록했다. 수소승용차 신규등록은 대체로 모든 지역에서 늘었으나 충전소 부족, 보조금 축소 등의 이유로 강원과 서울 일부지역에서는 줄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5년째 경유차량을 몰고 있는 한 차주는 "2018년도에 차량을 구매했는데, 경유차를 구매하기로 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연비였다"면서 "그런데 지난해는 경유가격이 너무 올랐고, 심지어 휘발유보다 비싸기도 했다. 억울한 마음까지 들더라. 다시 사게 된다면 이번에는 전기차를 고를 것"이라고 말했다.

누적 등록대수에서도 경유차는 감소 中
전체 누적 등록대수를 봐도 경유차의 감소세는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자동차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경유차량 누적 등록대수는 975만8173대로, 매년 늘고 있는 휘발유차와 달리 내림세다.

2018년부터 성장세가 주춤하더니 2020년부터 그래프가 꺾였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유차량 누적 등록대수는 각각 862만2179만대, 917만456대, 957만6395대, 992만9537대, 995만7543대, 999만2124대, 987만1951대, 975만8173대를 기록했다. '천만시대' 문턱을 넘지 못하고 목전에서 꺾였다.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가 경유차량 중에서 제일 많이 줄었다. 최고점인 2020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승용차(경유)는 17만4000여대가 줄었다. 승합차는 2015년부터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화물차는 생계와 관련된 만큼 계속해서 비슷한 수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부터 경유차 판매가 주춤한 것은 정책과 시장이 변했기 때문이다. 2018년은 경유차를 장려하는 '클린정책'을 10년만에 공식적으로 폐기한 해다. 각종 혜택이 없어지고 되려 규제가 생기면서 경유차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 인식변화도 한몫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쏟아지면서 "굳이 경유차를 사야하냐"는 분위기가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5월께부터 시작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역전 현상은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연비만을 보고 경유차를 구매했지만 더 비싸다면 구매해야 할 이유가 없다.

현재 경유가격이 휘발유 밑으로 다시 내려오긴 했지만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연기관 위기 속에서 경유차가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12월 화순의 한 주유소. 경유를 휘발유보다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화순의 한 주유소. 경유를 휘발유보다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본래 자리로 돌아온 상태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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