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수입 막기 위해…경제성은 220V 勝, 안전성은 110V 勝

"우리나라는 왜 220V 전기를 사용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40년 전인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농촌 개발에 지대한 관심을 쏟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시 농어촌 전화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전기공급사업도 진행했는데, 문제는 기존의 110V를 220V로 승압하는 것이었다. 이 결정엔 두 가지 요인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하나는 1963년 4월 ECAFE(Economic Commission for Asia and Far East, 아시아 및 극동지구 담당 UN 경제위원회) 및 EBASCO(미국인 기술고문단)이 220V를 권장한 바 있었다. 또 다른 하나는 경비문제였다. 당시 일부 설치되어 있는 110V는 가는 전선을 사용한 탓에 노후화 시기가 빨라 자주 교체해주는 등 추가 비용이 상당했다.

이에 따라 당시 박충훈 상공부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기존 전력은 220V로 승압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또 당시 미국ㆍ일본의 전기제품 밀수와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 전기산업과 전자산업을 보호ㆍ육성하기 위한 무역보호 성격이 강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지금도 110V를 사용한다. 나라마다 전압이 다른 것은 각 나라의 시각 차이 때문이다. 경제성과 안정성 등 장단점을 놓고 우선순위를 따진 것이다. 220V는 110V에 비해 전력손실이 적다는 면에서 경제적이다. 약 15%의 절전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이 부분을 중시한 결과 현재 220V를 사용하고 있다.

 

안정성은 110V가 우세하다. 110V보다 220V 감전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러 선진국이 220V로 승압하지 않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항상 전기를 접하는 국민의 안전을 우선 고려한 것이다. 110V를 사용하는 나라의 감전사고가 220V를 사용하는 나라보다 적은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또 110V는 효율성 면에서도 다소 우위에 있다. 220V는 전압 변동폭이 110V보다 2배로 크기 때문에 전기제품이 전기충격을 받을 수 있어 고장 발생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용량이 크고 굵은 전선과 엄청난 소요 비용을 생각한다면 110V를 220V로 변경한다는 것은 큰 모험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별 불편없이 110V를 사용하는 나라가 승압을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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