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연, 유가전망 보고서에서 최대 91.65달러 예측
"유류세 인하정책에 고유가 상황 충분히 고려돼야"

▲에너지경제연구원 '2023년 국제 원유 시항과 유가 전망' 보고서 캡쳐.
▲에너지경제연구원 '2023년 국제 원유 시항과 유가 전망' 보고서 캡쳐.

[이투뉴스] 올해 두바이유가 연평균 배럴당 84.21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96.41달러)보다는 낮지만 2021년(69.41달러)보다는 15달러가량 높은 수준이다. 현재 정부가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3일 발간한 '2023년 국제 원유 시황과 유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두바이유 평균값을 84.21달러로 예상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82.51달러, 2분기 81.99달러, 3분기 84.57달러, 4분기 87.77달러로 하반기엔 소폭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단, 해당 보고서는 올 1월까지 자료를 토대로 2월에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최근 OPEC+의 추가감산 이슈 등은 반영돼 있지 않다. 실제 올 1분기 두바이유는 평균 80.35달러를 기록했다. 연구원이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2.16달러 낮다.

보고서는 세계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OPEC+ 감산과 유럽연합의 러시아 석유 금수조치로 하반기에 초과수요가 발생,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평균 전망치는 80달러대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 최대값과 최소값도 같이 내놨다. 올해 두바이유는 최대 90달러를 돌파하고, 적게는 70달러 중반에 이를 것이라는 시나리오별 분석이다. 다만 최소값이라 하더라도 2021년보다는 높다.

우선 고유가 시나리오에선 올해 두바이유가 91.65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러-우 전쟁 발발로 이례적으로 치솟았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5%밖에 떨어지지 않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증가하는 석유수요, 지정학적 사건에 의한 공급차질 발생, 당초 계획보다 강화된 OPEC+의 감산정책 등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저유가 시나리오에선 전년대비 21% 하락한 76.41달러로 예측했다. 러-우 전쟁이 조기에 종식되거나 이란 핵합의(JCPOA) 복원으로 이란 원유수출이 재개되는 경우 등을 상정했다. 

해외기관들도 유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 기관들은 올해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80달러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높은 전망치는 100달러 이상이다. WTI 월평균 가격은 지난달 73.37달러, 이달 80.58달러다.

우선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에너지 컨설팅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WTI 전망치를 77.18달러, 82.84달러로 각각 예상했다. 미 최대은행 JP모건(JP Morgan)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이보다는 높은 83.00달러, 91.98달러로 예측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는 72.50달러로 예상해 가장 낮았으며, 시카고 소재 선물 중개업체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Price Futures Group)은 101.25달러로 가장 높았다.

북해산브렌트유(Brent)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브렌트유는 세계 3대 유종 중 가장 비싸다. 영국 로이터통신이 올 1월 46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는 90.49달러로 나타났다.

이처럼 유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국내 유류세 인하조치에도 이 점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달 말 유류세 인하조치가 종료되는 가운데 정부는 인하조치를 연장하되 인하폭을 줄이는 방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유류세 인하율은 휘발유는 25%, 경유는 37%다. 인하율을 동일하게 25%로 내려 보조를 맞추거나, 모두 20%로 축소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팀 박사는 "하반기에 고유가가 됐다고 유류세 인하조치를 다시 시행하게 되면 정책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이번 정책결정에 이러한 흐름이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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