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산업구조로 가는 전략 차근차근 수행할 터”

에너지 전환과 산업 패러다임의 변곡점에 능동적으로 대응
도시가스 인프라 활용 및 신규 수소인프라로 수소경제 기여

▲제15대에 이어 제16대 한국도시가스협회장에 연임된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회장이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제15대에 이어 제16대 한국도시가스협회장에 연임된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회장이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투뉴스] “도시가스산업의 경쟁력 하락과 수요 감소가 우려되는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도시가스산업이 지속성장에 위기를 맞았다고 하지만 우리업계는 석탄산업 전성기에 아무도 가지 않던 길을 스스로 개척해 2000만 고객을 확보한 혁신의 DNA를 갖고 있다.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타파하고, 에너지 전환과 산업 패러다임의 변곡점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

지난 3월 10일 정기총회에서 추대돼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 지난 3년에 이어 앞으로 3년 간 더 한국도시가스협회를 이끌어나가게 된 송재호 회장은 도시가스산업이 힘찬 도약과 혁신의 산업구조로 가기 위한 전략을 차근차근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새 정부의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안이 발표되면서 도시가스산업도 이에 대응한 액션플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탄소중립을 달성해가는 과정에서 수소경제를 위한 도시가스업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정부의 탄소중립 기본계획은 산업부문의 감축부담을 800만톤 완화하고 에너지 전환과 국제감축 부문이 증가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담되는 목표다. 산업·건물부문의 에너지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에너지 사용기기의 효율 제고와 제로에너지빌딩 등 건물 에너지정책에 합리적으로 적응하며, 수소인프라·바이오가스·탄소중립 LNG 등 에너지 공급자로서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유관기관 및 관련업계와 머리를 맞대겠다”

송 회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과정에 수소에너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특히 도시가스 인프라를 활용한 수소혼입을 탄소중립 혁신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미 도시가스업계는 수소혼입 정부과제에 참여 중이라며, 안전성 검증·실증을 마친 후 정부 정책에 따라 수소혼입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럽의 수소 프로젝트를 참고해 국내에서도 도시가스 인프라 활용 및 신규 수소인프라 구축을 통한 수소경제 활성화에 진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사업법 개정에 수소운송사업자의 개념이 포함되도록 하는 등 일반도시가스사업자의 수소사업 참여방안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고유가 상황과 세계적인 에너지 수급위기라는 이중고로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을 벌인 상황에서 국내 산업용은 경쟁연료 대비 가격경쟁력 열위와 수요이탈이 이어졌다. 그만큼 도시가스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응책이 시급해진 실정이다. 이에 대해 송 회장은 올해도 에너지 시장이 불안하긴 하나 환율 및 수급상황이 회복되고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세로 전환됨에 따라 다소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산업용 수요가에 예측 가능한 가격 전망자료 제공 및 교류강화 등 산업용 수요가 서비스를 확대하고, 아울러 장기천연가스 계약물량의 합리적 배부기준 수립, 천연가스 제세 감면 등 건의를 통해 도시가스의 가격경쟁력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협회장 취임한 송 회장은 1년 뒤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가스산업발전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문가 조직으로 ‘도시가스 미래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바 있다. 올해로 3년차를 맞는 도시가스 미래혁신위원회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운영방향을 물었다. 

“그동안 미래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도시가스산업의 新시장과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과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왔다. 미래 비즈니스 모델 연구, 수소경제 조기진입을 위한 수소혼입 실증 및 수소인프라 구축 연구, 선진 안전관리체계로의 시스템 전환 추진을 위한 도시가스 빅 데이터 활용방안 연구 등을 통해 우리산업의 미래 혁신기반을 다진 것은 그간의 성과다. 이제 각 전문위원회별로 새로운 산·학·연 전문가를 모실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도시가스산업의 사업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탄소중립시대를 대비한 도시가스 탄소중립 적응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수소사업 기반 조성, 빅 데이터를 활용한 가스시설 안전관리 향상 방안 등을 강구할 계획이다”

안전관리 부문에서도 디지털 전환 등 미래지향적 혁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송 회장은 이전부터 도시가스업계가 선제적으로 안전관리 혁신을 모색해 나가야 하고, 이를 위한 빅 데이터 활용을 강조해왔다. 

송 회장은 도시가스사가 운영 중인 상황실 통합안전관리시스템에 스마트 배관망시스템, 방식전위 원격측정시스템, 현장 모바일시스템 등 IoT기술을 접목시켜 활용성을 한층 더 높이는 안전관리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시가스 장기사용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과학적·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절실하고, 특히 빅 데이터를 활용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 만큼 전문기관 연구용역 등을 통해 빅 데이터를 활용한 안전관리 향상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더 폭넓은 시각에서 도시가스산업 미래 고민”
지난 동절기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급등한 난방비로 인해 ‘난방비 폭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오해가 도시가스업계에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 같았다.   

“지난 12월, 전년대비 갑작스런 한파로 인해 가스사용량이 늘어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국제 천연가스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영향이 맞물리면서 소비자의 난방비 고통이 컸다. 일부 언론에서 ‘가구당 가스요금이 2배 이상 증가했다’‘난방비가 20만~30만원 더 나왔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특수한 사례나 영업용 등 용도를 혼동한 오해다. 협회에서는 난방비 증가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19개 아파트 단지 2만102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했고, 그 결과 전년동기 대비 동절기 4개월의 평균 사용량은 3.5% 줄고, 동절기 평균 요금 증가율은 전년대비 32.9%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이런 샘플링 결과를 바탕으로 오해가 없도록 사회 각계각층에 팩트를 알렸다. 아울러 사회적배려대상자 요금 경감, 사회복지시설 적용요금 변경, 에너지바우처 운영, 취약계층 동절기 공급중단 유예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입법발의된 ‘국가자원안보에 관한 특별법안’에서 LNG직수입자의 비축의무와 제3자 판매 등 도시가스 처분에 관한 특례조항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범국가적 위기사항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개별법 차원의 단헐적·사후적 위기 대응체제를 종합적 위기대응 체제로 역량을 강화하는 법안 발의는 시의적절하며, 조속한 입법 추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도시가스 처분에 관한 특례와 관련해 LNG직수입 물량의 재판매는 국가에너지 위기대응 전략과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도시가스사업법과 특별법안에서 제한적 범위 내에서 직수입 물량의 국내 제3자 처분 및 정부의 조정·명령 등 필요조치가 모두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만큼 추가로 별도의 특례규정 신설은 불필요하다”고 직격했다. 

매년 이맘때는 도시가스 공급비용 시즌이다. 한해 농사라 불릴 만큼 공급비용 산정은 도시가스사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크다. 송 회장은 도시가스 공급비용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정한 ‘도시가스회사 공급비용 산정기준’에 따라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결정토록 규정하고 있는데, 요금 승인권자인 각 시.도에서는 정부의 물가안정시책에 따라 인상요인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적정원가를 반영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산정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적정하게 공급비용이 반영돼야 건전한 기업경영과 소비자 후생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그는 대정부 건의, 지자체 협업 강화를 통해 적정 원가가 확보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시가스협회는 전국 도시가스사와 함께 가정용을 대상으로 가스AMI 보급사업을 추진 중이다. 향후 산업용 등에 대한 가스AMI 보급 확대 및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과 연계 등 다각적인 프로젝트가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글로벌 에너지 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에너지관리 패러다임이 바뀌는 추세다. 특히 산업용 등 연간 2000TOE 이상을 사용하는 에너지다소비사업장을 대상으로 AMI 보급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부에서는 AMI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생성된 데이터를 취합·저장·분석하기 위한 ‘한국형 그린버튼 플랫폼’ 구축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협회는 이 프로젝트의 참여기관으로 산업용 등 대유량 검침 방식의 AMI 전환을 위해 필요한 원격통신, 데이터 취합·저장을 위한 빅 데이터 플랫폼, 상위 플랫폼과 연동을 위한 기술개발 및 검증을 통해 보급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기업의 ESG경영 일환으로 사회공헌활동이 높게 평가받는다. 도시가스업계도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여왔다. 그동안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송 회장은 2015년 도시가스업계 자체적으로 ‘도시가스 사회공헌기금’ 100억원을 1차로 조성해 7년 동안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했다면서 지난해에는 서울에서 트레일런 마라톤 대회를 개최해 참가비 전액을 푸르메재단에 기부했고, 뽀로로 캐릭터와 협업해 어린이 대상 생활안전 영상을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소정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도시가스업계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해 ESG경영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더욱 폭넓은 시각에서 도시가스산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혁신과 발전을 모색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제16대 회장의 의지에서 도시가스산업의 지속성장과 도시가스업계의 새로운 위상이 기대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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