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LNG, 수소까지’…SK가스 비즈니스 시프트의 핵심기지
총 사업비 1.4조원 투입, 발전용량 1.2GW로 공정률 77.6% 

▲울산 GPS의 주기기 구역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울산 GPS의 주기기 구역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이투뉴스] “2024년부터 LNG 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 민수용에서 산업용·트레이딩으로 LPG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전환하며 서민연료 공급 회사라는 과거 이미지를 탈피하고, LNG에서 수소까지 다양한 에너지를 아우르는 변모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구조 시프트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봐 달라”

▲윤병석 대표가 SK가스의 ‘비즈니스 시프트 스토리’를 설명하며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윤병석 대표가 SK가스의 ‘비즈니스 시프트 스토리’를 설명하며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LPG의 한계를 극복하고 LNG를 거쳐 수소경제의 마중물이 되기까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혁신을 거듭하며 ‘넷-제로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겠다는 윤병석 SK가스 대표의 말이다. 

1985년 12월 창립해 올해로 38주년을 맞으며 대한민국 LPG산업의 역사를 써내려온 SK가스가 이제 LPG를 넘어 LNG, 수소까지 아우르는 ‘넷-제로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비전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LPG산업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자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박차를 가해 NO.1 LPG 공급자를 넘어서 산업체 및 트레이딩까지 확장하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SK가스가 2024년부터 또 한 번의 비즈니스 시프트를 진행한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울산GPS 등 LNG 직도입 및 유통과 LNG를 활용한 발전사업, 벙커링을 거쳐 수소까지 포트폴리오 확대를 목표로 다음 단계의 도약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SK가스는 2021년 지속적인 사업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목표와 미래성장 전략을 담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며 ‘넷-제로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LPG·LNG 등 저탄소 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 에너지로 전환하기까지의 브릿지 역할을 거쳐,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에너지를 통해 고객과 글로벌 사회의 넷 제로 달성에 기여하는 에너지 전환 솔루션 제공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무탄소의 수소경제 시대로 가기 전 가교 역할을 위해 국내 최대 산업단지가 위치한 울산지역을 전략적 허브로 삼아 LNG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LNG의 도입·저장·공급이 가능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울산 북항에 2024년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KET를 건설 중이다. 석유제품 138만 배럴 및 LNG 135만 배럴 등 모두 273만 배럴 규모의 저장탱크와 3대의 LNG운송선이 한 번에 정박·하역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LNG저장탱크 3기가 건설 중인 KET와 더불어 또 하나의 핵심 기지가 세계 최초로 LNG·LPG 연료를 동시에 사용하는 발전소인 울산GPS다. 총 사업비 1조4000억원이 투입돼 부지면적 약 14만㎡(4만2000평)에 발전용량 1.2GW 규모로 건설되는 울산GPS의 기준 공정률은 현재 77.6%이다. 연간 약 80만톤 규모의 LNG를 사용하며 LNG사업의 탄탄한 수요처이자 SK가스 전기·발전 분야 사업다각화의 발판이 될 이 곳은 오는 2024년 하반기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3㎞ 거리 LNG·LPG기지에 인근 대규모 전력 수요지

▲울산GPS 스팀터빈발전기
▲울산GPS 스팀터빈발전기

울산GPS의 주기기는 410.5㎿ 규모 가스터빈 2개, 406㎿ 규모 스팀터빈 1개로 구성됐다. LNG, LPG 모두 사용 가능한 가스터빈을 통해 1차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한 고온의 배기가스를 배열회수보일러에 투입해 물을 끓여 발생한 고온?고압의 증기로 스팀터빈을 작동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연간 전력 생산량은 860만㎿h로 280만여 가구가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양이다.

울산GPS가 세계 최초로 LNG·LPG 듀얼 발전이 가능한 것은 SK가스가 보유한 인프라와 울산이라는 입지 덕분이다. 이른바 ‘울산 모델’이다. 현재 LPG와 LNG 사업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SK가스가 유일하다. SK가스는 국내 1위 LPG 기업으로 울산에 27만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LPG 저장기지를 보유해 울산GPS에 LPG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 울산GPS와는 3㎞ 거리다. LNG는 KET 내 1번 탱크를 울산GPS 전용으로 사용해 저장, 공급할 예정이다. 이곳과도 거리가 3㎞에 불과하다. 이렇듯 안정적인 연료공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울산 국가산업단지라는 대규모 전력 수요지에 위치해 발전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울산GPS 주기기 구역에 설치된 가스터빈
▲울산GPS 주기기 구역에 설치된 가스터빈

LNG와 LPG를 모두 원료로 사용 가능해 경제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점도 울산GPS만의 강점이다. LNG 가격이 비쌀 때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를 활용해 발전하고, LPG가 비쌀 때는 LNG를 활용해 발전할 수 있어 글로벌 에너지 변동성에도 안정적인 발전 운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한 원가경쟁력과 최신 고효율 주기기를 통한 높은 발전효율을 바탕으로 급전순위에서도 우위를 점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울산GPS는 사업비 조달을 위해 공모채를 발행했을 때 LNG발전소 최초로 ESG인증평가에서 녹색채권 최고 등급인 G1 등급을 획득해 친환경성도 인정받았다.

SK가스 사업다각화의 최종 목적지는 무탄소 청정에너지인 수소와 암모니아다. 그레이, 블루, 청록, 그린수소 등 다양한 형태의 수소를 생산 및 직도입해 발전, 연료전지, 산업체, 수소차량용 에너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2040년까지 수소사업 매출 5조원을 달성해 국내 시장 20%를 점유한 빅3 수소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윈스턴 처칠의 ‘이것이 끝이 아니다. 끝의 시작조차도 아니다. 아마도 시작의 끝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해 “LPG에 안주하지 않고 LNG와 수소로 비즈니스 시프트를 꾀해온 치열한 준비가 이제 빛을 발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윤병석 대표의 각오에서 울산GPS와 KET를 발판으로 글로벌 탈 탄소시대의 리더로 거듭나는 SK가스의 위상이 엿보인다. 

[울산=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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