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에 원전 첫 수출 가능성 높아

노무현 대통령의 루마니아  방문기간에  이뤄진 한ㆍ루마니아 원전협력 약정 체결을 계기로 우리나라 원전의 해외 진출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루마니아 정부가 현재 추진중인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 건설사업은 총 22억유로(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에 최종  성공할 경우 원전사업의 첫 해외 진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현재 원자로 2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발전용량 기준으로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독일에 이어 세계 6위의 원자력 강국.
1995년-1996년 영광 원전 3,4호기를 건설하면서 순수 자체기술을 확보, 1998년-1999년 울진원전 3,4호기부터 지금까지 모두 6기를 순수 자체기술로 건설,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해외진출 노력에도 불구, 부품이나 부분적인 기술을 수출한 적은 있으나 아직 원전 플랜트 수출 실적은 전무한 상태다.

과기부 관계자는 "원전 플랜트 수출능력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일본, 러시아 등 5개국에 불과하고, 특히 수출실적을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에 그치고 있다"면서 "이번 루마니아 원전 플랜트  수출이  성사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4번째 원전 수출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플랜트 수출업체로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의 아레바 정도를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루마니아가 건설하는 원자로는 캐나다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중수로 원전(캔두형)으로, 우리나라가 운영 경험을 갖고 있어 미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주에 유리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일단 루마니아 원전 수출이 성사될 경우 앞으로 우리나라의 원전 수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수출은 안정적인 운영과 안전에 관한  국제적  신뢰도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첫 수출이 이뤄질 경우 이 같은 국제적 신뢰도를 확보함과  동시에 수출에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원전 플랜트 수출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루마니아 외에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원자로 9기에서 2020년까지 30기로 늘리고 발전용량도 기존의  670만㎾에서 4000만㎾로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2016년 최초 원전을 준공하고 이어 2025년에는 4기를 추가 건설한다는 방침 아래 한전과 한수원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앞서 한국전력은 2005년 12월 인도네시아 전력공사와 원전건설 공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베트남의 경우 2017년 최초 원전 2기 건설을 목표로 원전  도입을  추진중이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2002년 11월 원전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올해 4월부터는 우리나라와 공동으로 원자력 인력양성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과 원자력 건설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러시아 측이 싼 값으로 협상을 제의하면서 수주경쟁에 가세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을 내세워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은 통상 1000㎿급 용량 2기가 동시에 건설된다. 1기당 건설비가 3-4조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여서 단 한번의 플랜트 수주만으로 6조-8조원의 건설공사를 수행할 수 있어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우리나라는 원전 플랜트 수출 외에 원전 기술과 부품 수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해수담수화용 일체형 원자로(스마트. SMART)의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지역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등이 도입의사를 밝히고 현재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리비아의 리비아 모하메드 마툭 인력고용부 장관은 6일 박영일 과학기술부 차관을 만나 "리비아가 한국의 해수담수화용 원전을 처음으로 도입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즉각적인 타당성 조사에 나서줄 것을 제의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스마트는 국내 기술로 자체개발한 중소형 원자로"라면서 해수의 담수화와 전력생산을 동시에 희망하는 중동국가들과 대규모 원전 운영경험이  없는 국가들이 중소형 원자로를 선호하고 있어 앞으로 시장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스마트의 원자로 설계작업이 완료되기 까지는 앞으로 3-4년이  더  걸릴 예정이어서 실제 수출로 이어지는 시기는 2009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일본 최대의 원자력 연료회사인 원자력연료공업㈜으로부터 원전용 핵연료의 안전성 평가시험서비스'를 50만달러에 수주했고,  ㈜삼영유니텍은 카자흐스탄측과 '암 진단용 동위원소의 생산시설 제작'을 위한 150만달러 규모의 기술 용역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암 진단 기기인 PET에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사이클로트론'도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출논의가 무르익고 있어 수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3년 원자력 기술과 부품 수출을 처음 시작한 이후 3억5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과기부는 방사선의 의약적 이용 등 비(非) 발전분야 수출품목도 발전분야와  연계,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로 하고 지난 7월 원자력 수출 전담 조직을 신설,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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