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감산발표에 4월 첫날부터 6% 급등
중순 이후 하락세 전환, 다시 70달러대 마감

[이투뉴스] 4월 국제유가는 OPEC+의 깜짝 추가감산 발표에 요동쳤다. 감산소식에 하루만에 6%가량 급등, 월초부터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87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70달러대로 마감했다. 미 은행권 위기감으로 인한 투자심리 축소, 금리인상 전망 등이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2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4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평균 79.4달러, 북해산브렌트유(Brent)는 83.4달러, 두바이유는 83.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평균 70달러 후반대에서 80달러대로 상승했다. 전월대비 WTI는 6.0달러, 브렌트는 4.2달러, 두바이유는 4.9달러 각각 올랐다. 

1년전과 비교하면 모두 20달러가량 빠졌다. 다만 지난해 4월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유가가 이례적으로 크게 치솟았던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지난달 초 OPEC+의 감산발표로 유가가 크게 뛰었다. 2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일부 회원국은 12월까지 하루 166만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정책과 별도로 실행되는 추가적인 조치였다. 구체적인 감산규모는 사우디 50만배럴, 이라크 21만1000배럴, 아랍에미리트(UAE) 14만4000배럴, 쿠웨이트 12만8000배럴, 카자흐스탄 7만8000배럴, 알제리 4만8000배럴, 오만 4만배럴 등이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월 하루 50만배럴 감산할 것을 발표했다.

이날 감산소식에 유가는 하루만에 6%가량 급등했다. 일년여만의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이후 80달러 중반에서 움직이다가 중순께 최고점을 찍었다. 월 최고치는 WTI는 83.3달러(12일), 브렌트유는 87.3달러(12일), 두바이유는 87.4달러(13일)다. 

고점을 찍은 유가는 중순 이후 다시 내려오기 시작했다. 월 마지막날인 28일 WTI는 76.8달러, 브렌트유는 79.5달러, 두바이유는 79.7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3월과 마찬가지로 70달러대로 장을 마감했다. 

긴축 지속 가능성, 은행권 불안감 재점화 등이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 연준(Fed)은 이달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가운데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달 일시적으로 크게 치솟은 유가는 국내 유류세 정책에도 영향을 끼쳤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8일 현행 유류세 인하조치를 4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정부는 세수부족 등을 이유로 인하폭 축소를 유력하게 검토했었다.

기재부는 "최근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서민경제의 부담 완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면서 "OPEC+ 원유 감산 발표 이후 국내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유류비 부담을 덜기 위한 종합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국내 휘발유값은 전월대비 48.7원 오른 리터당 평균 1641.0원, 경유값은 4.0원 내린 1535.7원을 기록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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