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상으로 모국어 발음 소리대로 한글로 표기
8월 31일까지 석달간 진행…99명에게 3만1000불 시상

[이투뉴스] 재단법인 ‘한글누리’가 ‘세계인이 함께 쓰는 한글’ 영상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한다. 다양한 세계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해봄으로써, 한글을 세계 공용문자로 활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경동나비엔은 한글의 사용 확대에 함께하기 위해 ‘한글누리’를 후원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은 ▶노래 가사 쓰기 ▶이야기 쓰기 ▶훈민정음 서문 낭독하고 번역하여 쓰기 등 세 가지 분야를 대상으로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석달간 진행되며, 한글을 아는 외국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노래 가사 쓰기의 경우 ‘반짝반짝 작은별’이라는 동요가 대상이다. 참가자는 이 노래의 모국어 발음을 소리나는 대로 한글로 쓴 다음, 써 있는 발음대로 노래 부르는 영상을 만들어 제출하면 된다. 이야기 쓰기는 ‘바람과 해님’이라는 동화가 대상이며,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되 노래 대신 이야기하는 영상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훈민정음 서문 낭독하고 번역하여 쓰기는 한국어 능력자를 대상으로 한 ‘선생님 도전’ 분야다. ‘나랏말??미’로 시작되는 훈민정음 서문을 한글대로 읽고, 훈민정음 서문을 모국어로 번역한 뒤 모국어 발음을 소리나는 대로 한글로 써 이를 읽는 영상을 제작해 참가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외국인은 한글누리 누리집(hangeul-festa.org)에서 공모 및 영상 제작 방법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상 제출은 8월 31일까지로, 누리집의 ‘제출하기’에 영상 링크를 공유하면 된다. 수상작은 한글날인 10월 9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며, 상금 5000달러가 주어지는 으뜸상을 비롯해 한글학회 이사장상 등  99명에게 총 3만10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지난 2022년 설립된 ‘한글누리’는 한글에 대한 전문적인 문자학적 이론 연구와 함께, 한글을 기반으로 한 외국어 표기라는 실용적 연구를 통해 훈민정음의 창제 정신과 원리를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나누기 위해 설립됐다. 산하의 한글누리연구소를 통해 ‘훈민정음 및 현대 한글에 대한 문자학적 연구’, 한글을 기반으로 한 외국어 표기법 연구’, ‘한글을 통한 언어 다양성 유지 보전’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은 ‘한글을 기반으로 한 외국어 표기’를 실증하기 위해 한글로 모든 언어를 써보자는 취지에서 준비됐다. 자음과 모음의 수를 기준으로 단순히 계산해 보면, 현재의 한글 자모를 이용해 451개에 달하는 세계 주요 언어 중 약 29%에 해당되는 132개 언어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을 것으로 한글누리연구소는 추정하고 있다. 또한 현재의 한글보다 자모가 많고 글자 조합이 다양한 옛 훈민정음을 이용하면 56%인 254개 언어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훈민정음으로 세계 언어의 절반 이상을 표기할 수 있는 셈이다. 

한류가 유행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번 공모전은 외국인의 관점에서 모국어를 한글로 표기해보는 유례없는 시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글누리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김주원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한글의 새로운 가능성을 세계인들과 함께 확인하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훈민정음을 인류 공영의 자산으로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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