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영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울산대 겸임교수

11월 4일, 미국 유권자는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선거혁명을 이룩했다.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선언을 선포한지 146년 만에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것. 그가 미국의 44번째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이다. 모든 지구촌 사람들은 이로써 ‘변화와 화해 그리고 희망’의 새 역사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국제적 파고가 지구촌의 순항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세계 대다수 국가는 1929년 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의 서막을 맞고 있다. 동시에 석유와 식량 등을 둘러싼 자원민족주의 색채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고,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세계적인 무역전쟁을 예고하는 등 불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오바마가 지구촌 사람들의 열망에 어떻게 얼마나 보답할지 매우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오바마, 교토의정서 복귀할 것

세계 각국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갖 처방을 쏟아내고 있다.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찾아내기 위한 각종 전략보고서들이 책상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혁명을 가장 비용효과적인 방법으로 최단시간에 어떻게 이룩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의 하나는 초절약과 초고효율 에너지시스템 구축이고, 다른 하나는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에 중독된 낡은 에너지시스템으로부터 무공해 저탄소에 기반한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오바마 당선자도 선거운동을 통해서 이 문제를 미국이 해결해야할 가장 중요한 국정의 우선 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여기서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오바마가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에 언제 복귀하느냐는 것이다. 현 부시 대통령은 “세계의 많은 국가가 온실가스 의무감축에서 배제된 기후변화협약은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 아닐뿐더러 성과를 가져올 수 없다”면서 2001년 3월 29일 교토의정서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바 있다.

 

오바마는 부시가 취임하자마자 한 일이 교토토의정서를 탈퇴 미국이 국제적인 비난과 고립을 자초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교토의정서 복귀와 비준이 불가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협약 체제에 미국이 주도권을 회복하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본다.


오바마의 에너지정책은 부시와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석유에 중독된 부시의 에너지정책이 오늘날 미국의 경제적 위기를 낳은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빅3로 군림해온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오늘날 생사의 기로에 선 이유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하나가 무엇인가. 그것은 고유가와 기후변화에 역행하는 석유를 먹는 하마와 같은 자동차 생산에 주력한 때문이 아닌가.


오바마, 미국 자동차산업 그린카로 승부할 것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와 협력사에 종사는 노동자가 3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오바마가 당선되자마자 부시에게 가장 강력히 요청하는 것이 바로 자동차 회사를 살리기 위한 공적자금 투입이었다.

 

오바마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자동차 회사들에게 구조정과 함께 그린카 생산체제 구축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살리는 길은 고연비ㆍ친환경차로 승부하는 길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존을 위한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내년 1월 20일 오마바 정부가 출범하면 에너지 정책에 혁명적인 바람이 불기 시작할 것이다. 우선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에 복귀하고 의회 비준을 요구할 것이다. 미국은 교토의정서에 따라 2012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를 7% 감축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미국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새로운 엔진으로써 초절전 및 초고효율 에너지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동시에 탄소 무배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본다.


치밀한 전략과 실천 가능한 액션 플랜 긴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대한민국 국민의 밥상까지 위협할 줄 미처 알지 못했다. 이렇듯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에너지 혁명을 불가피하게 만들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말로만 ‘저탄소 녹색성장’을 구두선처럼 외칠 것이 아니라, 치밀한 전략과 실천 가능한 액션 플랜을 내놓고, 국민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세계의 ‘에너지 시간’은 결코 우리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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