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풍력, 태양광-풍력, 수소-풍력 등 상용화 봇물 / 국내 기술 개발은 '걸음마'

풍력발전기가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도서지역이나 오지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디젤발전기와 풍력발전기가 접목된 '디젤-풍력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나 수소와 풍력을 연계시킨 '수소-풍력 하이브리 시스템이'이 속속 상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풍력업계에 따르면 서귀포시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떨어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2층 옥상에는 태양광 모듈과 함께 소형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있다.

 

이들 시설에서 생산된 전력은 황해 남부 해역의 해양 및 기상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각종 장비의 전원으로 공급된다. 특이한 점은 이곳에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얹혀져 있다는 것.

 

평상시에는 태양광과 풍력이 전원 공급을 담당하지만 전력이 부족하거나 연구원이 기지에 잠시 거주할 때는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작동해 전력을 보충해 준다. '태양광'+'풍력'+'디젤발전' 방식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최근 풍력발전기 전압변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송승호 광운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도서지역의 경우 풍부한 풍력자원을 활용한 풍력발전기가 매력을 갖기에 충분하다"며 "특히 기존 디젤 발전기를 바탕으로 풍력발전기를 추가 설치해 운영하는 '디젤-풍력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촉망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찍이 풍력발전기는 태양광 시스템과도 '동거'를 시도해 왔다. 2년전 울릉도 부속섬인 죽도에 설치된 '풍력-태양광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국내에 상용화 된 풍력 복합발전의 효시다.

 

죽도에 설치된 10kW급 풍력발전기 1대와 5.6kW급 태양광모듈 1식, 0.6kW급 비상발전기 1대는 지금도 하루 평균 30여kWh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 바람이 없고 날씨가 화창한 날은 태양전지가 전력을 만들고, 날이 흐리거나 야간에는 풍력발전기가 주력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맡는 식이다.

 

국내 하이브리드 풍력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미 선진국들은 MW규모의 디젤-풍력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활발한 연구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600kW 풍력단지와 14MW 디젤발전소를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일부 국가들은 아예 수소나 담수화 설비에 풍력을 연계하는 기술까지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길영철 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스코틀랜드는 영국의 지원을 받아 한 섬에 풍력-수소 하이브리 시스템을 설치해 풍력을 이용하는 수소 자급자족형 경제를 시도하고 있다"며 "아주 강한 바람이나 평상시 이용할 수 없는 바람도 전력으로 만들어 수소에너지로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풍력은 여러가지 잇점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