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석유 매장량 1조 배럴의 약 2.7배

 

석유 대체자원으로 각광받는 오일샌드

 

오일샌드가 뜨고 있다. 오일샌드(Oil Sand)란 중질원유인 비추멘(Bitumen)을 함유(4~15%)하고 있는 모래나 사암으로 지표면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오일샌드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1조 배럴)의 약 2.7배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일샌드를 실제로 보면 시커먼 흙과 다름없다. 사암 성분의 점토 또는 모래에 아스팔트에 사용되는 무겁고 끈적끈적한 검은색 점성질 원유인 비투멘(Bitumen)이 10% 이상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보통 원유는 물보다 가볍지만 이 비추멘은 물과 비중이 같아 초중질 원유에 속한다.


오일샌드에서 비투멘을 분리, 정제하는 기술은 이미 지난 60년대에 개발됐다. 다만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원유가 배럴당 30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오일샌드 생산비용은 배럴당 20~25달러에 달해 경제성이 없어 수십 년간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최근 고유가 시대로 진입하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 인도의 에너지 수요 급증과 이란, 이라크 등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오일샌드가 원유 대체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고유가 급락을 반복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전문가들은 40달러대에 달하는 현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 수준으로 떨어지더라도 오일샌드의 경제성이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메이저사들을 중심으로 앞다퉈 오일샌드 광구확보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오일샌드 매장지인 캐나다 앨버타주에는 현재 개발 가능한 원유 매장량이 1790억 배럴에 이르며 잠재적인 매장규모로는 캐나다가 250년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인 1조 7000억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유는 시추공에 의해 생산하지만, 오일샌드는 그 특성상 노천 채굴이 가능하다.

 

석탄을 캐듯 노천광산에서 출착기로 채굴해 파쇄기에 넣고 분쇄한 후 오일 추출기를 통해 중질원유를 생산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캐나다 앨버타주 아사바스카(Athabasca)에서 이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캐나다 오일샌드를 잡아라


전 세계가 이 오일샌드 때문에 캐나다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캐나다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 2위의 오일샌드 보유국이다. 1750억 배럴에 달하는 매장량 전량이 앨버타주에 매장돼 있는데 앨버타 주는 지난 85년부터 오일샌드를 본격 생산해 '오일샌드 개발 붐의 진원지'로 불린다. 현재 캐나다는 상업 생산에 들어가 일일 130만 배럴 규모를 생산 중이며 2015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최대 매장국 베네수엘라보다 캐나다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캐나다가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한 중남미국가와 달리 국가 위험이 가장 낮은 국가군에 속하며 인접한 세계 최대 석유소비국 미국 전역에 송유관 배관망이 연결돼 있어 충분한 시장 확보 잠재력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캐나다 오일샌드를 두고 벌이는 세계 메이저사들의 각축전은 지난해에 이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계 메이저기업인 Total사는 캐나다 오일샌드 개발회사인 Deer Creek사를 16억 달러에 통째 인수했다. 또 중국 해양 총공사도 캐나다 오일샌드 지역에 투자하고 있는 MEG사의 지분 17%를 사들여 개발에 참여 중이다. 중국 시노펙트도 Nothern Lights광구를 사들여 5년간 일일 10만 톤의 오일샌드 채굴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계 기업들은 계속해서 캐나다 오일샌드 관련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투자에는 캘거리에서 태평양에 맞닿아 있는 밴쿠버항구까지 송유관을 가설하는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 송유관이 가설되면 중국은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접근이 보다 쉬워지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대단한 투자규모는 아니지만 중국은 캐나다와의 이러한 공동 투자를 통해 중국에도 일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일샌드 처리 기술을 습득하려는 의도가 있다. 또한 미국의 거대 메이저 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캐나다 원유개발 프로젝트에 조금씩이나마 틈을 비집고 들어감으로써 장차 캐나다의 석유 자원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도와 미국회사들도 오일샌드 사업 참여 추진을 발표, 각축전에 뛰어들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캐나다 대부분 지역이 아직 미개발 상태로 엄청난 개발 잠재력이 있어 우리 기업 참여 기회도 많다"며 "에너지산업 해외진출협의회를 중심으로 오일샌드와 관련, 정유업계와 플랜트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기업의 오일샌드 진출 한국기술산업, 석유공사


한국기술산업은 미국에 현지법인인 KTIA를 통해 현재 2개의 광구 보유회사와 1개의 운영전문회사를 설립했다. 미국 오일샌드 생산기업인 엠코(Wembco)사와 100% 자회사인 크라운아스팔트리지(Crown Asphalt Ridge)사를 인수했다. 이와 더불어 유타주에 약 2억 6700만 배럴의 비추멘 매장광구를 확보했다. 한국기술산업이 인수한 엠코사는 하루 2000배럴을 생산할 수 있는 정제 시설과 3만 배럴 규모의 제품저장·출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국기술산업은 2012년까지 약 10억 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하고 하루 10만 배럴의 생산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장기적인 투자로 고수익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중국, 인도 등과 치열한 입찰 전을 통해 2006년 미국 뉴몬트사가 보유한 캐나다 앨버타주의 2억 5000만배럴 규모의 블랙골드 오일샌드 광구를 확보했다. 현재 석유공사는 본격적인 생산시설 건설에 착수해 2010년부터 하루 생산 3만 5000배럴의 원유를 25년간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알버타 주에 확보한 광구에 삼성물산, 포스코, GS 칼텍스 등의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에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중소기업인 한국기술산업이 미국 유타주에서 광구를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 중인 사례가 한국 기업의 오일샌드 사업 진출의 전부다.

우리 정부, 기업 관심둬야


현재의 오일샌드 1일 생산량은 약 100만 배럴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동안은 채산성을 이유로 기업들이 오일샌드에 대한 투자를 미루어 왔으나 현재와 같은 투자 증가세로 미루어 볼 때 2010년경에는 1일 200만 배럴, 2040년 경에는 1일 1100만 배럴대로 산유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산량의 증가와 더불어 계속되는 기술의 발전은 오일샌드의 생산비용을 보다 절감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이와 같은 수치가 현실화되면 캐나다는 국제 원유시장에서 강력한 산유국으로서 그 영향력이 많이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불안한 중동 정세를 배경으로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캐나다의 오일샌드를 향한 선점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에서 원유 구매처 다변화 및 장기적인 원유 공급원 확보 차원에서 매장량이 무궁무진한 캐나다 오일샌드에 대한 개발 투자와 참여 방안을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검토해야한다.


한국기술산업(주) 관계자는 "국내에는 오일샌드 개발기술이 없으므로 오일샌드 채굴기술 국산화에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라며 "현재의 오일샌드 처리 기술은 환경오염 문제를 지니고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 오일샌드 개발의 어려움으로는 "숙련인력 부족, 해당 지역의 건설·플랜트 기자재 수요 증가 설비투자금 증가"를 꼽았다. 이런 문제의 대안은 "컨소시엄 구성 등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방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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