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수도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725㎞ 떨어진 마라디코프스키에 세워진 세번째 화학무기 폐기시설을 8일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화학무기 제조공장 7개 중 하나였던 이곳에는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의 17%가량인 6천900t이 저장돼 있으며 종류도 루이사이트나 겨자가스부터 VX나 사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화학무기 폐기는 기술진이 화학물질이 든 탄두를 하나하나 열고 중화제를 투입한 다음 화학 반응을 통해 독성이 제거될 때까지 80~110일동안 기다리는 형태로 이뤄진다.

 

러시아측은 시설이 완전히 가동될 경우 하루 96개의 화학탄두를 해체, 내년 4월까지 자국이 보유한 화학탄두의 20%를 폐기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997년 화학무기협약에 가입한 러시아는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내년이었던 화학무기 폐기 시한을 오는 2012년까지 연장한 상태며 지금까지 보유 총량의 3%만을 폐기했다.

 

화학무기 폐기업무의 책임자인 빅토르 콜스토프 러시아 연방산업청 부청장은 "세번째 공장 가동이 국제적인 약속을 지키려는 러시아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공장 주변은 출입 제한구역으로 지정됐으며 대신 이 시설 인근 주민 5만여명에게는 새 아파트나 중앙난방시스템, 전기 및 상ㆍ하수도 시설들이 공급됐다. 
 

(마라디코프스키<러시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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