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시작된듯, 오후엔 두통ㆍ구토"

지난 8일 서울 종각역 지하상가에서 가스 누출은 오전부터 있었으며 오후에는 상인과 행인들이 두통과 구토, 빈혈 증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고 가스 중독자들은 진술했다.

  
일부 상인은 점심시간인 낮 12시께부터 손이 이유없이 떨리고 머리가 아픈 증상을 느꼈고 이들 중 몇몇은 점심 먹은 것이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고 소화제나 두통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상인들은 누출된 가스가 무색무취인 탓에 가스에 중독됐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각자 자기 혼자만 몸이 안 좋은 것으로 생각하다가 오후 2∼3시께부터 이상 증상을 느끼는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상인들 대다수가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헛구역질이 나며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

  

상인들은 서로 "당신도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느냐"며 웅성거리다가 일부 상인이 관리사무소에 이상 증상을 신고했다.

  

상가 관리사무소는 오후 4시께 안내 방송을 통해 "상인들은 교대로 밖에 나가 바람을 쐬고 오라"는 방송을 했고 이에 따라 상인들이 밖에 나가 맑은 공기를 쐬고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급기야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중앙통로에 위치한 상가의 점원을 중심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경련을 일으키거나 쓰러져 119 구조대에 실려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자 관리사무소는 4시30분께 "위급 상황이 발생했으니 빨리 대피하라"는 방송을 실시, 상인들은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의 지휘에 따라 황급히 밖으로 빠져나왔다.

  

귀금속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은주(25ㆍ여)씨는 "오후 2시 반부터 머리가 굉장히 아프기 시작했는데 매장 내부 리모델링 공사 때문인 줄로 알았지 가스에 중독됐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속옷 상점에서 근무하는 이모(29ㆍ여)씨는 놀란 얼굴로 "아직도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식은 땀이 난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중독자 30여명이 옮겨진 서울백병원에는 중증 환자로 분류돼 중환자실로 간 3명과 입원한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독자들이 증상이 경미하다는 판단 아래 "입원하면 일에 지장이 있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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