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풍력 지형도] 과감한 투자에 탄력, 점유ㆍ보급률 쑥쑥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중심에 유럽연합(EU)이 있다면, EU 재생에너지 시장의 노른자위에는 태양광과 풍력이 있다. 이 가운데 풍력은 2007년 EU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의 40%를 점유하며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EU는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가운데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최대 2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풍력시장의 현황을 통해 세계 풍력시장의 지형변화를 가늠해 본다.

 

2007년 한 해 유럽 풍력시장의 규모는 108억 유로에 설비용량 8544MW로 추산된다. 누적 발전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독일이 39.3%, 스페인 26.7%, 덴마크 5.5%, 이탈리아 4.8%, 프랑스 4.3%, 영국 4.2% 순이다.

 

유럽의 육상 풍력발전 기술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현재 발전 효율성 증대와 해상 풍력발전 연구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풍력발전 투자비용은 육상발전이 kW당 1000~1200유로(계통연계비 포함), 해상풍력이 1200~2200유로(계통연계비 제외) 수준이다.

 

최근 EU는 세계 풍력시장의 흐름대로 터빈의 대형화에 주력하고 있다. 1980년대 22kW 규모로 출발해 현재는 기당 6MW 규모의 초대형 풍력터빈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 독일 풍력활용 전력생산 추이>

 

◆ 독일 - 2007년 1667MW 신규 설치 … 세계 풍력매출의 28% 점유

 

독일은 2021년까지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고 내년까지 1차 에너지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00년 대비 4.2%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태양광과 함께 풍력을 통해 기존 전원을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풍력은 독일 재생에너지 생산량에서 가장 기여도가 높다.

 

독일이 오늘날 재생에너지 최강국 반열에 오르기까지는 연방정부의 강력한 연구개발 투자지원과 관련기업 육성정책이 있었다. 독일 환경청(BMU)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지원된 재생에너지 연구개발자금은 태양광이 3200만 유로, 풍력이 1243만 유로다.

 

또한 독일은 환경보호나 에너지절감, 재생에너지 관련 중소기업에 투자금의 50%를 최대 100만 유로까지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택하고 있다. 특히 2000년부터 시행된 '재생에너지법'에 따라 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해 생산된 전력은 전력공급업체가 의무적으로 구매토록 강제하고 있다.

 

풍력발전 발전차액은 내륙시설의 경우 kWh당 8.19센트, 해상풍력은 kWh당 9.1센트다. 풍력부문의 매출은 57억 유로로 재생에너지 매출의 22.8%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는 모두 1만9460개의 풍력발전시설이 가동되고 있으며 2007년 한 해 세워진 풍력발전기만 1667MW이다.

 

발전용량은 무려 2만2247MW에 달하며 전체 전력소비의 7.2%를 풍력으로 감당하고 있다. 연방풍력에너지연합(BWE)에 따르면 향후 독일은 2020년까지 풍력발전용량을 5만5000MW로 확대할 방침이다.

 

육지에 4만5000MW, 해상에 1만MW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는 1000MW 원자력발전소 55기 용량으로, 원전에서 완전한 독립을 의미한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풍력발전은 톡톡한 산업부양 효과를 거두고 있다. 독일은 세계 풍력발전 총 매출 221억 유로의 28%를 점유하면서 76억 유로의 경제효과를 챙기고 있다. 주요 풍력발전 지역은 니더작센, 브란덴부르크, 작센 안할트,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등 중북부 지역이다.

 

◆ 스페인 - 누적보급량 8155MW, 재생에너지 산업의 3분의 1 차지

 

스페인은 80%에 달하는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정부 주도로 235억9864만 유로의 예산이 투입되는 '2005~2010 신재생에너지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까지 자국내 에너지 소비량의 12%를 대체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하면 태양광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가장 전원보급 기여도가 높은 재생에너지원은 풍력발전이다. 스페인의 풍력발전 용량은 8155MW로 독일에 이어 보급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보급량은 1만5090MW로, 연간 2만7534G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태양광 연간생산량은 464GWh)

 

재생에너지기업의 25.4%를 풍력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당 평균 108명의 근로자가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2005년부터 2년간 풍력발전에 투입된 민간자본은 36억2200유로이며, 공공부문의 투자액도 2억4300만 유로에 달한다.

 

주요 풍력발전 단지는 지리적 요건에 의해 북서쪽 대서양 해안에 밀집해 있다. 주별로는 갈리시아2452MW, 까스띠야라만차 2008MW, 까스띠야레온 1690MW, 아라곤 1346MW, 나바라 966MW, 안달루시아 545MW, 리오하 408MW, 아스뚜리아스 162MW 등이다.

 

주요 풍력기업은 지난해 6억3758만 유로의 매출을 올린 ELECNOR S.A사를 비롯 ACCIONA ENERGIA(매출액 4억593만유로), M.TORRES DISENOS Industriales사(매출액 4890만 유로), 스페인풍력에너지조합 등이 있다.

 

< 스페인 주별 풍력발전 규모 >


◆ 덴마크 - 풍력발전 원천기술 종주국 … 1차 에너지 18.4% 충당 

 

덴마크는 2025년까지 화석연료  소비를 현재보다 15% 감축하고 에너지 소비량을 2007년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내용이 담긴 '에너지 정책비전 2025'를 2007년 발표했다. 이 비전에 따라 같은 기간 재생에너지 비중은 전체 소비량의 30%로 확대될 전망이다.

 

1980년대부터 풍력발전을 도입하기 시작한 덴마크는 이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풍력선진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다. 풍력 보급량은 2006년 기준 3135MW(발전기 5266개)이며, 1차 에너지의 18.4%를 차지하고 있다.

 

난기류가 적고 양질의 바람을 얻을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보유하고 있어 최근 보급량이 크게 늘고 있다.

 

덴마크는 풍력발전기 원천기술의 종주국이기도 하다. 전 세계 풍력터빈의 3분의 1을 공급하고 있는 베스타스사와 독일 지멘스 윈드 파워, 인도 수즈론 등이 이 나라에 둥지를 틀고 있다. 덴마크 풍력산업은 매년 20% 이상의 고속 성장을 구가하면서 2만3000명을 고용하고 연간 57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덴마크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보유한 나라이기도 하다. 혼스레프 풍력발전단지에는 2MW급 발전기 80여기가 가동되고 있다. 약 2억6000만 유로가 투자된 이 발전단지는 600GWh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말까지 덴마크 DONG ENERGY사는 북해 북방 14km 인근에 98기의 발전기를 건립하는 '혼스레프 2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발전단지가 완공되면 덴마크 전력수요의 2%를 공급하게 된다. 덴마크는 내년까지 로젠드 연안해 신규 해상 풍력발전 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한편 기존의 오래된 풍력발전기를 발전 효율이 좋은 신규 설비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발전 비용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도 덴마크내 풍력발전에 대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요 기업으로는 한국을 포함 26개국에 진출해 있는 베스타스사와 세계 5위 윈드터빈 제조업체 지멘스 윈드파워, 풍력 블레이드 1위 기업 LM Glasfiber 등이 있다.

 

◆ 영국 - 33GW까지 확대 / 이탈리아 - 내수시장 집중 / 프랑스 - 선진기업 인수 

 

영국은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1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 아래 50MW 이상의 육상풍력과 100MW이상의 해상풍력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가정단위 풍력터빈 발전까지 법으로 허용하고 있다.  

 

영국은 2007년 처음으로 풍력설비 용량이 3GW를 넘어섰다. 이는 170만 가구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시설용량으로는 세계 5위 수준이다. 영국 정부는 3단계 개발을 통해 풍력발전량을 33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원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이탈리아는 국가전력의 65%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도 독점 체제여서 신기술 도입 속도가 비교적 늦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전체 에너지 생산량 중에서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0.42%, 2002년 0.49%, 2003년 0.5%, 2004년 0.61%, 2005년 0.71%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06년 기준 자국내 풍력 보급량은 2123MW로 세계 7위다. West-ITW Vestas사, Leitner Spa사 등의 터빈 제조업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로 내수시장 위주로 활동하고 있어 시장 점유율이 2%에 그치고 있다.

 

원자력 선진국으로 알려진 프랑스는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수요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풍력은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2200여개의 발전기가 1200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프랑스 풍력시장은 인수ㆍ합병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자력업체로 알려진 아레바사 독일 멀티버드사를, 고속열차 제작업체인 알스톰사가 스페인 에코텍니아사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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