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그린 뉴딜'의 본질 직시해야
이명박 정부, '그린 뉴딜'의 본질 직시해야
  • 조길영
  • 승인 2009.0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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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영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울산대 겸임교수

 

미국, 일본, 영국 등 여러 선진국들이 경제 위기에 대처하면서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그린에너지 부문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그린 뉴딜'이라는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린에너지는 크게 에너지 고효율 기술, 청정연료화 사업, 신·재생에너지 등 세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것은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 에너지 자원 고갈과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는 핵심 방향이다. 그린에너지는 21세기 최대 핫 이슈인 '저탄소 녹색성장' 실현을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강이다.

 

국책사업의 우선순위도 몰라

 

이명박 정부도 지난 1월 5일 2012년까지 50조원을 투입하여 1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녹색 뉴딜'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녹색으로 포장한 대규모 토목공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4대강 정비 사업에 2012년까지 18조원을 투입하여 28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비롯하여 11조원을 투입한 전국 자전거 일주도로 및 고속철 사업, 2조원을 투입한 소형댐 건설 사업 등은 그린에너지와 직접 관련이 없다. 특히 1조 2000억원을 투입해 서해 인천에서 남해안을 돌아 동해 강원도 고성까지 폭 3미터에 길이 3100킬로미터 자전거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발상은 지금 경제위기를 잊은 신선놀음에 불과한 짓이다. 남아돌아가는 재원이 풍부하다면 모르지만 말이다. 

 

그린 뉴딜의 본질이 무엇인가?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사업이 무엇인가? 이명박 정부는 유례가 없는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키워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그린 뉴딜'의 본질을 정녕 모르고 있단 말인가? 위기의 시대에 국정의 우선순위도 모르는 행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이 안타까울 뿐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이명박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국책사업 최우선순위를 둘 분야는 그린에너지 기술개발과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해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동시에 민간 투자를 최대한 유인하는 제도를 빨리 내놓는 일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하 벙커에서 나와 지난 20일 출범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밝힌 '그린 뉴딜'의 핵심이 무엇인가 배워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로부터라도 배워야

    

오바마 행정부는 당선자 신분 당시 밝힌 대로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에 대비하고 경제위기도 극복하기 위해 2009년부터 10년간 총 1500억 달러(약 200조원)'를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원 개발에 투자해 5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뉴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다. 오바마가 추진할 '그린 뉴딜'의 핵심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초연구 및 인적자본 투자 확대를 위해 청정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를 위한 연방기금을 60억달러에서 120억달러로 증액하고, 청정기술 개발 등을 촉진하기 위한 직업교육 및 이직 프로그램에 투자를 확대한다.

 

둘째, 핵심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투자 확대를 위해 '청정기술개발 벤처캐피탈 기금'을 조성하고, 신재생에너지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2008년까지인 세액공제 기간을 2012년까지 연장한다.

 

셋째, 민간투자 및 혁신을 위한 표준설정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10% 감축을 의무화하는 '저탄소 연료기준'을 설정하고, 2020년까지 연방정부 전력소비의 3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며 2025년까지 미국 내 전력소비의 25%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     

 

빛 좋은 개살구는 버려야

 

우리 속담에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말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신년 벽두에 내놓은 '녹색 뉴딜'에 딱 맞는 말이다. 이명박 정부가 작금에 내놓은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와 같다. 세계 시장을 향해 '개살구 사세요'라고 소리친다고 누가 그것을 사먹겠는가?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교수는 오늘의 세계경제는 1929년 촉발된 세계 대공황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모든 나라에 경제를 살리기 위한 비상한 조치를 주문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그린 뉴딜'의 본질을 망각하고 정치적 논리에 입각한 엉뚱한 처방을 내놓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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