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관공 등 인적 통합 마무리 / 신성철 초대원장 유임에 무게 실려

에너지자원기술기획평가원(이하 에기평)이 2기 체제인 '에너지기술평가원(가칭)'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판짜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작업이 끝나면, 에기평은 오는 5월부터 법정 특수기관으로 재탄생하는 동시에 정원도 현재의 3배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5일 지경부 등에 따르면 에기평은 기관 설립에 대한 근거가 삽입된 에너지기본법(제13조)이 오는 5월 1일부로 발효됨에 따라 최근 '설립위원회'를 꾸려 공익법인 형태의 어중간한 기존 조직 정비에 나섰다.

이는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전력산업기반센터 등의  각 기관이 분담해 온 국가 에너지 R&D 업무를 에기평 한 곳으로 모으는 막바지 작업으로, 2007년 출범 이후 미뤄온 '인적 통합'이 핵심이다.

현재 비상임 이사를 제외한 에기평의 정규직 인력은 25명 내외이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국책 연구원 등에서 파견된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지경부는 에기평이 에관공 등 타 기관에서 흡수될 인력을 고용 승계한 후 정규직 정원 75명 규모로 새 틀을 갖춘다는 구상 아래 기획재정부와 세부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기평 관계자는 "재출범까지 최소 5회 가량 예정된 설립위 회의에서 구체적 내용과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향후 정부의 기관 분류도 기타공공기관에서 준정부기관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에기평의 이번 법정기관화에 따라 기관장 공모도 불가피한 작업이 됐다.

설립위는 지난 10일 임기 3년의 원장 초빙공고를 내고 이달 23일까지 접수를 받아 잇따라 서류심사와 면접을 실시한 뒤 3월말이나 4월초 장관 임명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신성철 초대원장은 9일께 사표를 제출하고 당분간 안식기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업무 공백을 우려한 지경부 측의 요구로 원장 선임 완료시까지 기존 업무를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원장은 이달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훌륭한 분이 오셔서 (에기평을) 이끌어간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이 어디있겠냐"라며 "모처럼 주어진 시간에 산(山)도 타고, 일본의 NEDO(신에너지기구)를 면밀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신 원장은 공모와 관련해서도 "어떤 경우든 미련은 없을 것"이라며 마음을 비웠다는 뉘앙스를 풍겼지만 "공모 참여는 현직으로의 책임과 의무가 아니겠냐"며 공모 의사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재정비가 아니라면 필요없을 공모였지만 정부로서는 절차도 무시 할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그러나 이제 1년이 조금 넘은 조직의 기관장이 교체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에기평은 정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기획ㆍ평가ㆍ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7년 12월 설립된 지경부 산하기관으로, 매년 1조원 이상의 R&D 자금을 집행하고 있는 에너지기술 혁신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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