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하락세를 기록하던 주유소 휘발유 가격 반등이 심상치 않다. 지난 9 일 현재 휘발유 평균가가 ℓ당 1474.88원을 기록했다. 전날대비 ℓ당 2.07원이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던 유류세 10% 인하조치 종료로 인한 영향이 크다. 석유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체감은 다시 오르는 휘발유 값을 보면서 맘이 편할 수 없다.

 

지난해 7월 2000원에 육박하던 초고유가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계속 떨어지는 추세지만 국내에 시판되는 석유제품가격이 오르고 있으니 소비자로서는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기름 값이 오를 때마다 불어지는 비난은 정유사들을 향하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체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어김없이 재연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이 전과는 다른 것이 있다. 우선 석유 원가 공개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 또한 석유제품 수입업체 활성화, 해외 정유업체의 국내 진입을 적극 추진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정유업체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를때마다 서민의 목을 조이는 파렴치한으로 비춰져 괴롭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석유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유를 들여와 정제 과정을 거치며 가스,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을 만드는데 원가를 산정하는게 어렵다"며 "최근 원화가치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 원가 산정이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정유사마다 4조~5조 원을 투자해 고도화 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고도화 설비를 통해 중질유로 휘발유, 경유를 생산하고 있어 전체적인 석유제품 원가 계산은 더욱 어렵다"고 밝혔다.

 

때문에 국내 제품 내수 가격이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 석유제품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이유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제품이 비싸다면 수입업체들이 당장 석유제품을 수입할것"이라며 "정유업체가 원유를 수입하면 관세가 1%지만 휘발유 등 제품만을 수입할 때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수입업체가 국내 석유 시장에서 악전고투하는 이유는 수입 석유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업체의 국내 시장을 막으려고 저유황 기준을 국제 기준보다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해 저황유 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라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수입석유제품이 살아 남을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름 값이 상승하면 언제나 그 논란의 중심이 정유업체들인것은 당연하다. 정유업체는 석유제품을 수입, 생산,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석유 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만약 내차에 10만원을 주유하면 세금은 약 6만원에 이른다. 결국 정부는 뒷짐지고 손쉽게 세원만 확보하고 여론의 비난은 정유업계가 다 받는 느낌이다. 흔히 말하는 손안대고 코푸는 격이다. 

 

작년부터 이어지는 경기불황에 서민들은 더욱 어렵기만하다. 겨울 날씨라고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따뜻한 겨울을 나고 있지만 연이어 터지는 강력 사건들로 시민들의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 아프고 춥기만하다.

하늘 높은지 모르고 오르는 기름값을 보면서 과연 정유업계만 책임이 있는지 온당히 그들의 잘못인지 다시 한번 되짚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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