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호 한국광해관리공단 기술연구센터장

 

산성광산배수(Acid mine drainage; AMD)의 발생은 황화물의 산화가 주요원인으로 석탄광을 비롯한 금속광의 광산에는 기본적으로 황성분을 포함한 황화물(황철석, 황동석, 섬아연석, 유비철석, 백철석 등)이 다량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황화물이 갱구나 지표에서 공기 또는 주변 지하수에 의해 화학적으로 풍화(산화)되어 강산성을 띤 황산용액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산성광산배수이다. 또한 황화물을 용해하는 속도는 용존 산소, 물의 이동속도, 광물이나 암석의 종류, 온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극도의 산성을 띠는 산성광산배수는 높은 농도의 철과 황산염,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고 생물학적으로 다양한 미생물이 존재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산성광산배수를 평가할 때 유량, 수소이온농도(pH), 전기전도도(EC), 용존산소(DO), 산도(Acidity), 철을 비롯한 여러 원소의 함량, 황산염(SO4)의 농도 등의 지표를 사용하고, 이중 산도와 용존산소는 자연정화시설을 설계할 때 필수적인 지표로 사용된다. 산도는 알칼리를 중화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값으로 일반적으로 산도가 높다는 것은 pH가 낮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으나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산도에 영향을 주는 것은 pH, 유기산, 탄산, 금속에 의한 무기산도(Mineral Acidity) 등이 있고, 산성광산배수에서 사용되는 산도는 pH와 철, 알루미늄, 망간 등의 무기산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산도를 측정함으로서 정화시설에서 중화에 필요한 알칼리의 양을 적절하게 계산하여 투입할 수 있다. 용존산소는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수생생물 생존에 필수적인 지표이나 산성광산배수에서는 2가 철을 3가 철로 산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자연정화시설 중 SAPS조와 산화조, 침전조의 기하학적 구조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성광산배수에 존재하는 미생물은 일반적인 수생 생태계에 존재하는 미생물과는 생리학적 특성을 달리한다. 특히 pH가 낮은 환경에는 2가 철을 3가 철로 산화시키는 호산성 철산화균이 주로 존재하는데 산성광산배수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황화물의 풍화로 인해 산성광산배수가 형성되는데 특히 황화물의 표면에 작용하여 용해를 촉진하는 산화제(oxidant)로는 산소와 3가철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공기 중 산소는 직접 황화물의 표면에 작용하여 산화제 역할을 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3가 철에 비해 산화효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황화광물을 용해하는 주된 산화제는 3가 철이다. 낮은 pH에서 2가 철이 화학적으로 산화되는 속도는 느리기 때문에 황화물을 용해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철산화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생리학적인 실험을 통해 산성광산배수 내의 미생물이 황화광물의 산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한 철이 산화되는 동시에 수소이온을 생성하여 pH를 낮추므로 철산화균의 성장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며, 이것이 광산배수가 강산성을 띠는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광산배수 환경에 대한 연구에서 철산화균에 관한 연구실적이 전무한 상태이나 최근에는 광산환경에 미치는 미생물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광산배수의 오염은 낮은 pH와 높은 중금속의 함량으로 대표되는데 이는 일반적인 오폐수의 오염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광산배수는 계절 및 강우에 따라 수질이 다르게 나타나고 물리화학적 특성도 달라지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모니터링이 요구되고, 생물학적 특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화처리가 요구되는 광산배수는 오염도 평가를 위해 위에서 언급한 각종 지표들을 1년 이상 모니터링한 후 처리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중 유량, 수소이온농도, 전기전도도, 용해된 2가철 농도 등은 휴대용 측정장비를 이용하여 현장에서 즉시측정하고, 중금속을 비롯한 기타 원소들은 여과 후 기기분석을 통해 측정한다. 광산배수 정화에 있어 이러한 광산배수의 수질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과부족이 없는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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