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월말 이후 최저치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빈에서 회원국 각료회의를 열어 산유량을 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차킵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은 이날 회의가 끝난뒤 OPEC이 현 산유쿼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시장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이후 하루 2800만배럴의 공식 산유쿼터를 유지해온 OPEC는 최근의 유가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의에서 감산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돼왔다.

   
OPEC 관계자들은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감산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켈릴 장관은 "지금 감산에 나설 필요는 없지만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유가가 빠르게 떨어진다면 회의를 다시 소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먼드 다우코루 OPEC 의장은 앞서 "(석유시장) 펀더멘털을 점검할 시점이 됐다"고 말해 오는 12월 소집되는 차기 OPEC 각료회담에서 감산이 합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OPEC의 산유량 동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6일장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3월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지난 주말보다 64센트 내린 65.61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장중 한때 64.85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내림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3년만에 처음으로 6일장 연속 하락했다. 지난 6일장에 기록한 하락폭도 6.6%에 달했다. 지난 7월 기록했던 배럴당 78.40달러의 최고가와 비교하면 17%정도 낮은 가격이다.

   
런던 원유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역시 지난 주말에 비해 82센트 하락한 배럴당 64.51달러로 마감했다.

   
석유시장 관계자들은 그동안 시장을 압박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해소 기미를 보이고 있고 세계 경기 침체가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는 등 국제 원유시장의 기초 여건들이 변하면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일부 OPEC 회원국 석유장관이나 에너지담당 분석가들은 OPEC이  배럴당 60달러선 아래로의 가격 하락을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고 다른 분석가들은 장기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유가가 55~60달러 범위까지 내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OPEC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경제 성장세가 약간 누그러진다 해도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내년에도 석유 수요가 여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엑슨모빌 호주 법인의 마크 놀런 회장은 이날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전세계 석유의 통상 가채매장량이 3조배럴을 넘는데 지금까지 뽑아올린 양이 1조배럴 정도였다며 당분간 세계 시장에서 석유 부족을 염려하지는 않아도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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