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만 해소.. 기업 투명성 확보 노력해야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이 2007년말 936원에서 작년 8월 이후 국제 금융사정 위기로 인한 대외 차입여건 악화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이탈 등으로 최근들어 14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이에반해 국제 유가는 지난해 7월 배럴당 147달러를 정점으로 9월에 100달러대 이하로 떨어진 후 현재는 40달러대로 수직 하락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이르면서 국제유가가 최고치보다 100달러 가까이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기름값은 리터당 1600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얼마전 스노우 미국 재무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경기는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으며 올해 더욱 어려워 질것 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발표에 따라 미국의 투자자문회사인 메릴린치는 세계적 경기침체가 중국까지 확산될 경우 국제유가가 25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 소비국 모임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0월말 국제 유가 전망을 하면서 새로운 유전 개발과 석유 대체에너지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최근 금융 위기에 따른 국제 원유가 하락이 얼마가지 못하고 중장기적으로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경고 하기도 했다.


메릴린치는 그 근거로 수요 측면에서 선진국의 소비정체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도, 중동 국가의 소비 증가가 계속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반해 공급 측면에서 석유 메이저가 갖고 있는 유전의 고갈 가속화와 더불어 2011년까지 이라크 원유 시설이 정상화 되지 못할 경우 가격이 재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신규 유전의 대부분이 산유국 국영기업 소유로 자원민족주의가 강화되면 또 다시 급등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원화 환율도 지나 11월 미국과 통화스왑 조치로 잠시 안정되는 것 같더니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외국인의 자금 회수가 멈추기전까지는 원화의 고공행진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결국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금융 시장이 안정되어 외환 수급이 원활하게 되기 전까지는 국제 원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가 부담할 석유값은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을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 기름값과 밀접한 환율 오름폭 

국제 석유 시장에서 원유는 일반적으로 달러로 계약된다. 정유사가 원유 도입 후 일정기간 경과 후 달러화로 청산해야 하는데 반해 국내 판매는 원화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매우 중요하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이라면 정유사들은 별도의 환차손을 고려할 필요 없이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정유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처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상황에서는 환율 인상분을 국내 소비자가격에 전가하는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국내 정유사가 산유국 또는 메이저 석유회사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제를 거쳐 석유제품으로 가공한 후 주유소 등 판매망을 통해 매출 후 대금 회수까지는 3~4개월 이상 소요된다.

 

이 기간 정유사가 거래에 필요한 자금을 일시에 지불하기에는 많은 운영자금이 필요해 원유 도입부터 판매 후 대금 결제까지 외상을 하는데 이를 보통 유산스(Usance)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이런 외상은 산유국이 제공하는 외상과 정유사가 국제자금시장에서 원유를 담보로 금융거래를 하는 두가지로 이를 모두 합해 결제기일에 상응하는 기간을 외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외상 거래는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지만 계약 당시와 결제 시점에서 원/달러 환율 차이가 정유사에 추가적인 부담을 발생 시키는 것이다. 유산스가 단기 외상임에도 불구하고 정유사가 영업을 하는 동안 평균 잔고로 계속 유지돼 이 기간 편균 잔고에 대해서도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이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여론의 화살이 다시 정유업계로 쏠리는 듯하다. 휘발유 및 경유 등 석유제품은 서민 경제와 직결돼 있는 만큼 가격 상승은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사안.

14일 현재 ℓ당 1500원선을 넘어선 휘발유 가격은 잠시 주춤하다가 1일 현재 1523.22원으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유소 판매 휘발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2월13일 배럴당 62.39달러로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2월27일 현재 53.40달러로 9달러 가량 떨어진 것과는 반대되는 양상이다.

 

2월 27일 환율은 달러당 1534원으로 마감해 지난해 연말 1295.50원 대비 18.40% 238.50원 상승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이 올초보다 20% 이상 올랐던 것을 제외하고도 환율만으로 18%나 인상 요인이 발생된 셈이다.

국제 가격은 내려감에도 환율이 그 이상 올라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환율 급등은 서민 경제뿐아니라, 정유업계에도 출혈을 야기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원유 도입 분에 대한 결제 시점이 도래하고 있는 데 환율이 올라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되고 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하락세인 반면, 국내 가격은 상승세다. 환율 변동은 국내 기름값을 비롯한 석유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되지 못하는 한 우리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밖에는 없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외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국제유가나 환율이 급등해 가격조정이 이루어질때마다 나름의 정당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정유사 및 판매처가 독점력을 행사해 부당한 가격 이상이 이루어지지 않나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

 

석유업계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설명하고 기업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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